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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年 12月 01日 (土)
✿ 혼잣말, 아무 말, 일기.
✿ 난입에 대해 ─ 신경쓰지 않습니다.
✿ 제목의 문장은 밴드 '쏜애플'의 《빨간 피터》 中.
✿ 성인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스젠더 여성, 팬섹슈얼리티.
✿ 일기쓰는 기간 :: 12월 01일 ─ 12월 25일 :: 예상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축복은 망각이라고 하지.
엄마도 언니도 신의 창조물 중 하나이니, 언젠가 나를 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집은 남향이다. 이 시간의 안방에는 커다란 창문을 통해서 햇빛이 아주 넓고 짙게 들어와. 조금만 자리를 잘 잡아 누워있노라면 주황빛의 태양을 받으며 눈을 감고 잠이 들 수 있다. 마치 동화속의 등장인물이 될 수 있을 것만 같아서 행복한 거 있지. 죽을 때 단 한가지만을 가져갈 수 있게 해준다면 이 시간의 안방이라는 공간을 가져갈지도 몰라.
서로의 수고를 잊지 않고 잘 헤아리는 사람이랑 연애하고 싶다. 누구나 자기가 하는 일이 힘들기 마련이고, 그 누구의 고생과 수고로움이 무시할만한 것도 아니니, 언제나, 일하느라 수고했어, 청소하느라 수고했어, 하며 서로 다독여주는 그런 사람이랑 연을 맺고 싶다. 물론 항상 그럴 수는 없겠지, 마음에 여유가 없는 날이라면 더더욱.
하지만 자신의 고생을 우위로 세우고 네가 뭘 잘했다고, 라는 식의 언행이 나온다면 그 관계는 더이상 나아지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곳에서 살 바에야 차라리 죽겠다, 고 생각하지만 결국 19년을 살아오고 있다. 아, 실질적으로는 18년? 내 인생을 의식한 시점을 기준으로 세운다면 12,, 13년? 뭐 아무튼.
시세이도에서 할로윈으로 내놓은 영상… 너무 좋다. 대사 없고, 뭔가 휘릭휘릭 지나가는 것 같고, 의미를 찾아보게 되고, 의미 찾기에 잠시 손을 놓으면 생각없이 그저 예쁘다, 하며 볼 수 있고, 영상미도 너무 아름다워, 아 이 느낌을 뭐라고 해야하지 앞뒤 문맥은 없이 딱 장면만 잘려서 제작되었는데 기승전결은 있는? 무엇보다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평범하지 않고 마치 꿈의 사람들 같아서, 아ㅏㅏㅏㅏ 맞아 꿈 같아, 꿈에서만 나올 것 같은 장면이랑 모습들이 휘리릭,,,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어…
영상 제목은 the party bus, 추천해요.
아침부터 문득 생각이 들었다. 어른으로 하루씩 하루씩 다가갈수록 기억 저편의 사람들이 더욱 짙어지는 것 같다고.
좋아하는 오빠도 그렇고, 별로 친하지 않았던 친구의 형제도 계속 떠오르고…. 사람과의 관계는 머릿 속에 오래 담아두어야 좋다고 생각하기에, 그리움에 사무치더라도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며 넘기고 있습니다.
Welcome to Black parade
파라다이스였나? 아무튼 뮤비가 너무 예쁘던데 이따 집 가면 들어봐야지.
이제 복도 지나다니다보면 마주치는 애들 절반이 퉁퉁 부은 눈을 하고 있다. 다들 얼른 붓기 빠지고 예뻐졌으면 좋겠다.
가끔 의식의 흐름이랍시고 이 말 하다가 저 말 꺼내는 애들이 있는데… 진짜 자연스럽게 아무 말이 흘러가는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애들은 앞뒤 문맥 다 잡아먹어버리고 말도 안되게, 심할 때는 듣는 사람 기분 나쁠 정도로 흐름 사이의 매개체 없이 다른 얘기를 꺼내는 친구들이 있다.
좋은 게 좋은 거라지만… 일부러 멍청한 척 하면서 자기 말의 특징을 컨셉 잡아 바꾸는 걸, 어디가 좋다고 할 수 있을까?
웃으면서 되받아 쳐주는 내가 너희 눈에는 어떻게 보일까.
눈 앞의 모습을 닮기 마련인데, 오히려 눈 앞의 모습을 닮지 않으려 상반되게 행동하는 걸 뭐라고 하지… 반면교사?
래드윔프스의 요로시쿠 노래 너무 좋아해. 4645, 이게 고로아와세인 줄 몰랐을 때, 뜻 모를 때는 사육사오 라고 불렀는데.
사람이 자기혐오로 성장한다는 네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자기혐오를 하던 사람이 인격적으로 성장했다면, 그건 자기혐오가 아니라 자기 성찰 중에 일어나는 후회라고 생각해. 스스로를 혐오하다가 스스로를 반면교사 삼아서 변한 경우도 있겠지만, 이건 자기 혐오의 상태가 오랫동안 이어지는 것과는 별개의 경우라고 생각한다. 일단 나중이기는 해도 결국 스스로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잖아.
비록 이건 내 의견일 뿐이고, 틀린 부분도 당연히 있을테고, 그냥 너랑 다르게 생각하는 것일 뿐이지만, 만약 네가 그런 의견으로 인해 스스로를 힘들게 만든다면, 당장 너를 뜯어고칠 것이다. 성장하기 위해 자기를 죽이는 사람이 과연 자랄 수 있을까? 죽어가는데? 제발 아프지 마, 친구야.
자기혐오가 언제부터 사람을 돋보여주는 매력 요소가 됐는지… 그로인해 컨셉과 현실을 구분 못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실제로 스스로에 대한 혐오감을 자아내는 경우까지 발생하며, 반대로는 정말 스스로를 혐오하다 못해 망가뜨려가는 사람들이 오히려 컨셉 취급 받으며 외면받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니까,
이건 내 알 바가 아니더라도, 자기 인생인데 내가 간섭할 부분인가 의문을 갖게 되더라도 음,, 솔직히 눈물이 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너무 마음 아프고 슬퍼. 자기혐오와 나르시즘의 모순적인 내면적 갈등으로 고통받는 네가 너무 슬프기에.
한겨울 바닷가에서, 또는 초봄의 산자락에서 왈츠를 추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나와 내 친구의 미래일테니 혹여 우연히라도 보게 된다면 인사라도 한 번 나눠요.
지금까지 작성했던 스레드를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어보고 왔다. 가장 크게 느낀 부분은 아무 말에서 헛소리가 된 것 같다는 점. 차라리 말을 멈췄더라면 좋았을까.
이래서야 동화책 만들기라는 버킷리스트는 분명히 글러먹을 것이다. 그래도 포기하지는 말자는 마음으로 요약된 자투리를 여기다 잠시 던져둘래요.
Ⅰ. 유리성에 갇힌 안개의 이야기와, Ⅱ. 페가수스와 유니콘의 사랑이야기와, Ⅲ. 말 대신 노래로 의사소통하는 마녀의 이야기,
Ⅳ. 시간선의 흐름에 따라 만남과 이별의 엇갈림을 가졌던 남매의 안타까운 이야기와, Ⅳ. 금목서 향기의 청년과 달빛을 원료로 살아가는 처녀의 이야기.
이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는 유리성과 안개의 이야기로, 가장 첫번째로 지어내었던 만큼 그 속이 초심의 나로 가득차있기 때문인 것 같다.
마지막 이야기는 나의 상황을 각색해서 지어낸 게 맞다. 다른 점이 있다면 동화속의 이야기는 해피 엔딩, 실제로 나는 논 해피입니다, 그것도 네버엔딩으로.
데드라인 같은 거 세워두는 게 아니었다 본래 목적은 오래 살지 말고 이때 빨리 죽자 였는데 조금 더 일찍 죽고 싶어도 약속한 게 있어서 그 날까지 버텨야하게 되었다.
내 사랑은 너무나도 간사하고 얄팍하기에, 금목서 향기가 조금이라도 시들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그를 잊어버리고 마는 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당신도, 당신도, 엄마도 아빠도, 달빛을 닮아 금목서 향기가 흐르는 당신도,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친구들도, 나도.
레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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