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 학기 초에 같은 반으로 배정받고 처음 만났는데
진짜 얼굴만 보는 편이라 이상형 딱히 없고 그냥 얼굴만 예쁘면 됐었는데
그 친구 얼굴이 너무 취향이라 얼굴만 보고 바로 반해서 좋아했거든
성격도 좋고 진짜 그냥 다 너무 좋아서 그냥 되는대로 챙겨주고 주고 싶은 거 있으면 주고
물어보고 시간 된다거나 좋다고 하면 찾아가기도 하고 뭐 좋아하는 지 알게되면 또 주고
딱히 기대한 것도 아니었고 들켰을 때 싫다고 하면 접거나 해서
그 친구가 싫다는 건 전부 다 피하고 안 할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어느순간부터 점점 그 친구 행동이랑 말투 같은 게 좀 변하고
그냥 다 합쳐서 봤을 때 이성으로 보면 관심이라고 생각해도 문제 없을 만큼
누가봐도 관심 있는 것처럼 해주길래 뭐지 싶고 좋다가도 아닐 것 같아서 아니겠지 하고 넘겼거든
근데 며칠전에 그 친구 학원 가기 전에 친구 학원 옆 놀이터에서 중학교 친구랑 셋이서 같이 있었는데
그때도 옆에서 이것저것 챙겨주니까 중학교 친구가 얘가 너 좋아하나봐 이러면서 장난식으로 얘기했는데
중학교 친구는 이미 저 여자 좋아하는 것도 알면서 이러나 생각만 들고
또 아니라고 부정하긴 싫어서 아무말도 안 하고 그냥 중학교 친구 쳐다만 보고 있었는데
옆에서 그 친구가 그런가봐 이러길래 진짜 망했다는 생각만 들었거든.
나 부끄럽거나 당황하면 귀부터 눈에 띄게 빨개져서 괜히 귀 신경쓰니까 더 민망하고...
그렇게 더 같이 있다가 중학교 친구가 먼저 가버려서 둘만 있을 때 좀...평소보다 어색하고 무슨 말 해야할지 모르겠고...그랬는데
조금 지나서 중학교 친구가 톡으로 멍청한 놈 하나만 보내서 뭐지 싶어서
카톡만 보고 있었는데 옆에서 그 친구가 부르길래 봤더니
진짜 뜸들이는 것도 아니고 진짜 갑자기 자기 좋아하냐고 물어보는거야
장난인지 진심으로 묻는건지 모르겠어서 아까처럼 쳐다만 봤거든....?
근데 그 친구가 자기 좋아하는 거 맞으면서 왜 말을 못하냐고 말하니까 진짜 머리 하얘져서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더라....
내가 너무 티났나 싶고 그럼 그게 기분 나빴나 싶고 사과 해야하나 어떻게 사과하지 막 뒤죽박죽....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정도 뜸들였으면 다른 핑계도 없고 더 할 말도 없다 싶어서
그냥 차일 각오 하고 좋아하는 거 맞다고 했는데 그 친구가 근데 왜 고백을 안 하냐고 물어보니까
지금까지 걔가 내 앞에서 남사친 얘기 한거나 이상형 얘기 한거나 괜히 혼자 헷갈린거 전부 생각나서 좀 울컥해가지고
너 헷갈린다고 근데 내가 고백을 어떻게 하냐고 말했는데
갑자기 인상 쓰더니 자기도 충분히 보여줬는데 뭐가 헷갈리냐고 말하는데 뭘 보여줬단건지 모르겠어서 멍 때리니까 그 친구가 폰 보더니 학원 시간 됐다면서 그냥 갔거든
근데 이게 집 와서 생각하고 막 곱씹어 보니까 진짜 내가 생각하는거 맞는 것 같은데
좀만 더 용기내서 말해봐도 될 것 같은데, 괜히 연락 못 하다가 망할 것 같고 그래...
내가 어제랑 오늘 학교를 안 가서 그 친구 얼굴 못 보기도 했고 화난 것 같아서 연락도 못 했는데
학교 안 가고 자다가 일어나서 보니까 오늘 갑자기 디엠으로 멍청아 이거 하나 왔어
이거 그 내가 어... 생각하는 거 맞다고 해도 돼...? 그러면 고백도 제대로 다시 해봐도 되려나....?
근데 이러다가 또 내가 생각하는 거 아니면 어떡하지....
다른 건 다 기대하다가 포기해도 괜찮았는데 이번 것도 괜히 기대만 하다가 아니면 진짜 울 것 같은데
근데 괜히 또 맞았는데 고백 못 해서 이상하게 끝나면 그건 그거대로 슬플 것 같아서
차여도 괜찮으니까 그냥 고백 한 번만 제대로 해보라고 얘기해줄 수 있어?
2이름없음2023/06/09 19:27:51ID : Gq7tg42K40l
가보자고!!!
못해봐서 후회하는것보다 해서 후회하는게 더 낫다링!!
전자는 평생 미련 남을듯
타이밍도 중요하다 우물쭈물하다 놓친데이
3이름없음2023/06/09 19:38:37ID : Ao2HvinQmnv
>>2 나 진짜 이틀동안 그 친구 못 보니까 진짜 보고싶은데 만나서 고백해도 괜찮나...지금 너무 늦었나..? 근데 걔 학원 9시쯤에 끝나는데...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