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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0 13:14:02 ID : fQleE8pdSMq
내가 1학년 2학기때 일이야. 이때 이 교수와의 일로 중도휴학을 해서 2학기를 한번 더 하게 되었지. 나는 일종의 미디어컨텐츠 제작 관련 학과를 다니고 있어.(이게 그대로 과 이름은 아냐 이 분야는 특정 과를 적으면 학교까지 보이는게 보통이라 일부러 범위를 넓혔어) 그 중에서 스토리텔링에 대한 수업을 하는 강의가 있었고. 나는 내가 앞으로 만들 컨텐츠에 있어 스토리텔링의 비중이 높다고 생각해 그 수업을 들었어. 교수는...유명하다면 유명하고, 안 유명하다면 안 유명해. 그 사람이 손댄 일들을 늘어두면 아아~~~~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 사람만 띡 두면 누구야? 하는 정도. 스토리텔링에 간단히 설명을 해 줄게. 스토리텔링이란건 논문이나 언론기사랑은 다르잖아? 그건 사실과 인과관계의 나열일 뿐이지. 그것까지 '스토리'로 부를 수는 있어. 이쯤 읽었으면 눈치챘을테지만 스토리텔링의 핵심은 '텔링'이야. 존재하는 스토리를 어떻게 연출하고 어떻게 '극적'으로 만드느냐지. 그걸로서 컨텐츠는 좀 더 재미를 더하는거야. 이런 걸 배울 수 있는 건 좋았어. 막연하게 알고는 있었어도 확실히 정의되는거랑은 다르니까. 그런데 내가 '이 교수, 미쳤구나.'한 일이 있어. 서론이 너무 길었네. 강의시간이 남으니까 남는 시간동안 텔링을 해내는 연습을 하자고 간단한 과제를 주더라고. 사람이 죽은 뉴스 기사를 가지고 와서 말이지. 면허 없는 청소년들이 트럭을 운전했다가 사고가 나서 사망한 사건이던가? 휘말렸던 사람이 있던가...그때 생각만 하면 그 교수가 순식간에 역겨운 인간으로 돌변한 감에 휩쓸리게 되니까 자세히 기억은 안 나. 아무튼 어찌 되었든, 사람이 죽은 사건은 확실해. 그리고 가상의 사건 제시도 아닌 실제 뉴스를 가지고 온 거야. 화면에 띄우기까지 했지. 차라리 강력범죄자가 범죄를 저지르려다 미수에 그치고 도주하던 중 사망하는 내레이션을 가진 기사였다면 어떨지 몰라도, 일반인이 사망한 사건이었고 세간은 그 아이들의 시비는 어찌되었든 결과로 맞은 죽음을 모두 안타까워하고 있었어. 그런데 그 교수는 거기에 대고 '이 애들이 왜 이래야 했을까? 사실 뭔가에 쫓기고 있었다거나? 아니면 그냥 치기로 그랬다거나? 사실은 어땠을까?' '우리가 진실을 알 도리는 없지만 만들어 넣을 수는 있겠지?' '그 부분을 끼워맞춰서 스토리 하나를 만들어 제출하고 가자.' 확실히 기억나. 이런 식으로 말했어. 나는 그 때 처음으로 감정이 끌어올리는 구역질을 느꼈고. 나는 교실 전체가 살짝 굳는 분위기를 순간 느낀 거 같았지만, 그게 내가 그래서인지 실제로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어. 그래도 일단 대학은 교수가 시키는대로 해서 학점 따는 데고, 과제를 제출하는 애들도 많았거든. 걔네가 무슨 생각을 했든 내가 알 도리도 없지만 알 것도 없으니 별 생각은 없어. 내가 역겨운 건 교수 뿐이었어. 적어도 30분은 넘는 시간동안 과제를 하는 내내 나는 구역질을 참으면서 얼른 수업에 끝나기만을 바랬어. 수업이 끝나면 교수한테 따지려고 했거든. 애들한테 주목받은 채로 교수랑 싸우고 싶지 않았어. 나를 위해서나 교수를 위해서나. 수업이 끝나고 교수한테 갔지. 교수님, 아까 내주신 과제는 좀 아닌 것 같다. 가공도 아닌 현실에서, 그것도 사람이 죽은 사건을 가지고 그 이유를 날조해, 사람들한테 컨텐츠로 소비되는 이야기로 만들라니 나는 그런 짓 할 수가 없다. 그리고 하고 많은 뉴스들, 사람이 죽는 것이 아니어도 극적인 비리나, 물질적 손해를 끼치는 범죄나, 아니면 그냥 소식 알림에 가까운 뉴스들도 많았고 그걸 학생한테 선택하게 했어도 괜찮을텐데 왜 하필 사람 죽은 뉴스를 가져와서 학생들에게 밀어붙이느냐? 하고 말했지. 그 교수의 대답은 명료했어. "이건 내 수업이고, 내 방식으로 진행된다. 거기에 따르지 못 할 거라면 듣지 마라." 나는 따지는것조차 포기했어. 환멸감 따위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그냥...미치도록 진절머리가 났지. 눈 앞에 인간을 두고 있는 게 맞긴 한가 싶었어. 그대로 교실을 박차고 나오면서 어머니께 전화를 하고, 행정실에 중도휴학을 신청했지. 성적이 어떻게 나오든 F를 먹든 신경은 안 쓰지만 나의 이력에 조금이라도 그 교수가 있으리라 하는 것조차 싫었어. 더럽고 끔찍했어. 얘기 자체는 여기서 끝이야. 절대로 주작 아니고, 절대로 없는 말 지어내지 않았어. 시점이 주관적일 뿐이야. 우리 학교는 사람이 많은 학교였지만, 오히려 그래서 알아보는 사람이 많을 수도 있겠고, 내가 누군지 아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모르는 척 해줘. 스레딕이 그런 데니까. 묻지도 말고. 교수 하나로 학교를 일반화하지는 않아. 이 교수의 이 정도 부분을 임용과정에서 아는 게 더 신기하다고 할 수도 있고. 그렇지만 나는 그냥 미칠 것 같았어. 미친 것 같았고, 실제로 미쳤는지도 몰라. 그 교수는. 나는 아직도 내가 이상한건가 싶을 정도야. 그 교수가 자기 말에 따르지 않으면 나가라고 했을 때 너무 흔들임없이 당당해서. 예민한건가 싶기도 하지만 무고한 사람이 죽은 게 포함되어있는 뉴스였어. 하고많은 뉴스 중에서 굳이 그거였고, 즉석에서 고른 것도 아니라 미리 준비된 거였어. 서론이 길어졌지만, 레스주들은 어떻게 생각해...교수가 미쳤는지 내가 미쳤는지 이제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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