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CpaqY3DBByY 2019/09/04 21:51:55 ID : fWlCnQk62Fc 38
요즘 백세시대라 하잖아. 그만큼 오래 산다는 뜻이기도 하고, 최근엔 해가갈수록 수명이 더 늘어난다하니까 아주 좋은 일이지. 근데 다르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몸이 불편하거나 찢어지게 가난하거나 이렇게 사회에 적응하기 힘든 사람들은 그 길고 긴 인생을 쉽게 살지 못할거야. 심지어 안좋은 선택을 해 눈을 감는 경우도 드물지 않지. 나도 그중에 하나였어. 다리 하나가 심하게 짧았거든
102 이름없음 2019/10/17 16:58:30 ID : g1Dtii4E4IG 0
ㅂㄱㅇㅇ
103 이름없음 2019/10/17 17:26:47 ID : i2ts5Qmla4F 0
.
104 이름없음 2019/10/19 17:00:27 ID : k5PioZa8kq6 0
갱신
105 이름없음 2019/10/22 20:08:41 ID : ioZeNwE4HDx 0
ㅂㄱㅇㅇ
106 이름없음 2019/11/09 10:42:25 ID : i2ts5Qmla4F 0
ㄱㅅ
107 이름없음 2019/11/09 12:40:19 ID : twE9s2mrgmM 0
아니 왜 이야기를 하다가 말어...
108 이름없음 2019/11/09 12:47:32 ID : O9s2q45ff84 0
>>107 미안. 바로 이을게
109 이름없음 2019/11/09 12:48:20 ID : O9s2q45ff84 0
음 그래서 난 찬찬히 고양이와 친구 비스무리한 게 되어갔지
110 이름없음 2019/11/09 12:49:45 ID : O9s2q45ff84 0
항상 나를 괴롭히던 무리의 태도는 한결같았지만, 잠깐씩이라도 보이는 고양이는 내게 아주 큰 위안이 되어줬어
111 이름없음 2019/11/09 12:50:48 ID : O9s2q45ff84 0
한낱 동물따위와 친구가 되었다니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물론 있을 수 있어
112 이름없음 2019/11/09 12:52:15 ID : O9s2q45ff84 0
근데 나한테는 그 고양이가 동물 이상의 존재로 보였어
113 이름없음 2019/11/09 12:54:47 ID : O9s2q45ff84 0
음 계속 고양이라 하니까 뭔가 불편하네. 당시 내가 지어줬던 이름, 라온이라고 부를게
114 이름없음 2019/11/09 12:55:28 ID : O9s2q45ff84 0
어느새 라온이와는 돈독한 사이가 되었어
115 이름없음 2019/11/09 12:56:01 ID : O9s2q45ff84 0
지금까지 내가 경험했던 인간관계와는 비교도 안되는 황홀함을 맛보았지
116 이름없음 2019/11/09 12:57:09 ID : O9s2q45ff84 0
난 매일 라온이에게 사료와 소시지, 가끔씩은 날연어를 주었고 라온이는 정성껏 내 손을 핥아주는. 그런 일상이 반복되었어
117 이름없음 2019/11/09 12:58:39 ID : O9s2q45ff84 0
아, 일찍이 연을 끊고살던 유일한 혈육인 여동생이 교통사고로 죽었을때. 그때 며칠동안 라온이에게 가지 못했어
118 이름없음 2019/11/09 12:59:36 ID : O9s2q45ff84 0
극소수의 인원만 지키고있던 동생의 장례식장을 오빠라는 이름으로 떠나지 못했으니까
119 이름없음 2019/11/09 13:00:02 ID : O9s2q45ff84 0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다시 라온이에게 가면서 별 기대를 하지 않았어
120 이름없음 2019/11/09 13:00:47 ID : O9s2q45ff84 0
이제 다시 너를 못 보겠구나 하는 생각과 미안하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에서 공존할 뿐이었지
121 이름없음 2019/11/09 13:00:59 ID : O9s2q45ff84 0
근데 라온이는 날 기다려줬어
122 이름없음 2019/11/09 13:02:10 ID : O9s2q45ff84 0
내가 없던 일주일동안 계속 그 자리만 지키고 있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내가 갔던 자리에는 분명 라온이가 있었어
123 이름없음 2019/11/09 13:03:05 ID : O9s2q45ff84 0
여튼 그 이후로 더 정이 갔던 건 사실이야
124 이름없음 2019/11/09 13:03:37 ID : O9s2q45ff84 0
라온이와의 관계를 알아차린건, 그 무리였어. 나를 괴롭히던
125 이름없음 2019/11/09 13:04:13 ID : O9s2q45ff84 0
평소와 같이 학교에 간 나에게 그 아이들은 친근하게 말을 걸었어
126 이름없음 2019/11/09 13:04:42 ID : O9s2q45ff84 0
근 2년동안 한번도 보지 못했던 어색한 모습이었지
127 이름없음 2019/11/09 13:05:24 ID : O9s2q45ff84 0
입꼬리를 한껏 끌어당기고는 내 주위를 둘러싸는모습에 당황한것도 잠시, 한 친구가 말을 꺼냈어
128 이름없음 2019/11/09 13:06:47 ID : O9s2q45ff84 0
유준아. 나직하게 내 이름을 부르는 그 목소리에는 목적이 담겨있었어
129 이름없음 2019/11/09 13:07:01 ID : O9s2q45ff84 0
나 네 고양이 좀 보자
130 이름없음 2019/11/09 13:07:35 ID : O9s2q45ff84 0
누가 말한걸까 나와 고양이가 같이 있었던 모습을
131 이름없음 2019/11/09 13:08:00 ID : O9s2q45ff84 0
네 고양이 좀 보자니까, 응?
132 이름없음 2019/11/09 13:08:40 ID : O9s2q45ff84 0
검은 눈동자에는 무언의 압박이 담겨있었지
133 ◆CpaqY3DBByY 2019/11/09 13:11:12 ID : O9s2q45ff84 0
헐 인코 깜박했다
134 ◆CpaqY3DBByY 2019/11/09 13:12:11 ID : O9s2q45ff84 0
18살이나 먹은 적지 않은 나이의 남고생들이 고양이 한 마리를 왜 그리 보고싶어했는지는 아직도 짐작이 가지 않아
135 이름없음 2019/11/09 14:41:02 ID : pTU1zXvveMr 0
보고잇어
136 ◆CpaqY3DBByY 2019/11/10 12:02:56 ID : i2ts5Qmla4F 0
한 가지 분명한 건, 그 아이들이 순수한 의도를 가졌다는 건 아니라는거야
137 ◆CpaqY3DBByY 2019/11/10 12:04:07 ID : i2ts5Qmla4F 0
그날따라 급식도 이상한 것만 나오더라
138 ◆CpaqY3DBByY 2019/11/10 12:04:46 ID : i2ts5Qmla4F 0
잘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해산물더미였던것 같아. 내가 해산물을 못 먹거든
139 ◆CpaqY3DBByY 2019/11/10 12:05:41 ID : i2ts5Qmla4F 0
뭐 그래서 편의점에서 산 컵라면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고 있는데 무리의 한 아이가 나한테 과자들을 한아름 바치는 거 있지
140 ◆CpaqY3DBByY 2019/11/10 12:06:18 ID : i2ts5Qmla4F 0
와 내 인생에서 그렇게 많은 과자들을 받아본 건 처음이었어
141 ◆CpaqY3DBByY 2019/11/10 12:06:47 ID : i2ts5Qmla4F 0
멍청한 나는, 이 아이들이 정말 라온이를 보고 싶어하는구나.. 라고만 생각을 했지
142 ◆CpaqY3DBByY 2019/11/10 12:07:54 ID : i2ts5Qmla4F 0
그렇게 어찌어찌해서 덤불으로 5명 그 애들을 데려갔어
143 ◆CpaqY3DBByY 2019/11/10 12:08:19 ID : i2ts5Qmla4F 0
다정한 목소리로 고양이의 이름을 불렀지
144 ◆CpaqY3DBByY 2019/11/10 12:08:55 ID : i2ts5Qmla4F 0
달라진게 있다면, 나는 혼자 라온이에게 가지 않았다는 것
145 ◆CpaqY3DBByY 2019/11/10 12:09:25 ID : i2ts5Qmla4F 0
평소와 다르게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라온이는 보이지 않았어
146 ◆CpaqY3DBByY 2019/11/10 12:10:07 ID : i2ts5Qmla4F 0
한참을 기다리다 주머니에서 소시지 하나를 꺼내 손에 올려놓았지
147 ◆CpaqY3DBByY 2019/11/10 12:10:40 ID : i2ts5Qmla4F 0
그제야 라온이는 주춤주춤 눈치를 보며 천천히 걸어나왔어
148 ◆CpaqY3DBByY 2019/11/10 12:11:21 ID : i2ts5Qmla4F 0
아이들은 뒤에서 수군거리며 놀란듯이 말을했어
149 ◆CpaqY3DBByY 2019/11/10 12:11:49 ID : i2ts5Qmla4F 0
'와 얘 진짜 고양이새끼랑 친구야?'
150 ◆CpaqY3DBByY 2019/11/10 12:12:40 ID : i2ts5Qmla4F 0
'존나 신기하네 시발ㅋㅋㅋ 얘 동물한테 동질감 느끼는거 아냐?'
151 ◆CpaqY3DBByY 2019/11/10 12:12:57 ID : i2ts5Qmla4F 0
그런 와중에 내 귀에 똑똑히 박히는 한 마디의 말이 있었어
152 ◆CpaqY3DBByY 2019/11/10 12:13:31 ID : i2ts5Qmla4F 0
평소에는 잘 말을 하지 않던 상대적으로 조용한 아이의 한 마디였지
153 ◆CpaqY3DBByY 2019/11/10 12:13:45 ID : i2ts5Qmla4F 0
'유준아 얘 다리 왜 이래?'
154 ◆CpaqY3DBByY 2019/11/10 12:14:03 ID : i2ts5Qmla4F 0
그제서야 알았어. 라온이는 다리 하나가 불편해
155 ◆CpaqY3DBByY 2019/11/10 12:14:44 ID : i2ts5Qmla4F 0
나와 함께한 1년동안 계속 다리를 절고 있었을 건데, 난 그 친구보다도 더 늦게 그 사실을 알아버린 거지
156 ◆CpaqY3DBByY 2019/11/10 12:15:32 ID : i2ts5Qmla4F 0
당황하고 미안한 마음이 뒤섞인 결과는, 침묵이었어
157 ◆CpaqY3DBByY 2019/11/10 12:16:07 ID : i2ts5Qmla4F 0
곁의 아이들은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이런저런 말을 하기 시작했지
158 ◆CpaqY3DBByY 2019/11/10 12:16:43 ID : i2ts5Qmla4F 0
내가 고양이 다리를 망가뜨린게 아니냐는 말이 대부분이었어
159 ◆CpaqY3DBByY 2019/11/10 12:17:39 ID : i2ts5Qmla4F 0
저 새끼 다리가 장애니까 고양이 새끼도 다리가 장애네.. 라는 말은 아직도 생생해
160 ◆CpaqY3DBByY 2019/11/10 12:18:19 ID : i2ts5Qmla4F 0
그 소란스러운 와중에도 라온이는 내 손을 핥으며 묵묵히 소시지를 먹을 뿐이었고
161 ◆CpaqY3DBByY 2019/11/10 12:19:08 ID : i2ts5Qmla4F 0
그렇게 한참을 자기들끼리 떠들다 무리의 대장 노릇을 하는 아이가 내 옆으로 앉았어
162 ◆CpaqY3DBByY 2019/11/10 12:19:21 ID : i2ts5Qmla4F 0
야 나 좀 만진다
163 ◆CpaqY3DBByY 2019/11/10 12:19:37 ID : i2ts5Qmla4F 0
목적어는 없었지만 이해할 수 있었지
164 이름없음 2019/11/10 12:20:49 ID : i2ts5Qmla4F 0
라온이는 사람의 손길을 싫어했어. 나도 라온이를 쓰다듬는데 몇 개월이나 걸렸으니까
165 ◆CpaqY3DBByY 2019/11/10 12:21:44 ID : i2ts5Qmla4F 0
미리 그 말을 해주었지만 그 애가 내 말을 귀담아들을리는 만무하지
166 ◆CpaqY3DBByY 2019/11/10 12:22:01 ID : i2ts5Qmla4F 0
그냥 제 멋대로 마구 더듬었을 뿐이었어
167 ◆CpaqY3DBByY 2019/11/10 12:22:36 ID : i2ts5Qmla4F 0
다른 아이들도 눈치를 보다 함께 만지기 시작했지
168 ◆CpaqY3DBByY 2019/11/10 12:23:14 ID : i2ts5Qmla4F 0
갑작스러운 손길에 마구 야옹거리다 결국은 한 아이의 손등을 세게 할퀴고야 말았어
169 ◆CpaqY3DBByY 2019/11/10 12:23:52 ID : i2ts5Qmla4F 0
내가 봐도 상처는 정말 심각했어. 피가 송골송골 맺히고 곧 흘러내리기 시작햇으니까
170 ◆CpaqY3DBByY 2019/11/10 12:24:18 ID : i2ts5Qmla4F 0
근데 자업자득이라고, 꽤 통쾌했지
171 ◆CpaqY3DBByY 2019/11/10 12:24:59 ID : i2ts5Qmla4F 0
눈에 쌍심지를 켜고 라온이를 향해 덤벼들다 넘어진 그 애 모습은 정말 꼴불견이었어
172 ◆CpaqY3DBByY 2019/11/10 12:25:17 ID : i2ts5Qmla4F 0
금새 라온이는 덤불속으로 숨었고 말이야
173 ◆CpaqY3DBByY 2019/11/10 12:25:55 ID : i2ts5Qmla4F 0
큰 덩치로 헐떡대다 목표를 바꿔서 나에게 달려오는 걔를 그냥 받아내었어
174 ◆CpaqY3DBByY 2019/11/10 12:26:20 ID : i2ts5Qmla4F 0
내가 반항을 하면 라온이에게 피해가 갈 거라는거, 뻔하니까
175 ◆CpaqY3DBByY 2019/11/10 12:26:46 ID : i2ts5Qmla4F 0
그렇게 아주 오랜만에 먼지가 풀풀 날리도록 맞았어. 별로 아프지는 않더라
176 ◆CpaqY3DBByY 2019/11/10 12:27:00 ID : i2ts5Qmla4F 0
1년 전과는 다르게 내 옆에는 라온이가 있으니까.
177 ◆CpaqY3DBByY 2019/11/10 12:27:37 ID : i2ts5Qmla4F 0
다음날, 나는 학교에 가지 않고 라온이를 데리고 집 근처 병원에 갔어
178 ◆CpaqY3DBByY 2019/11/10 12:28:52 ID : i2ts5Qmla4F 0
음 의사가 뭐라했지. 주위의 충격에 의한 골절. 좀 지났을거라 하는데 고개를 못 들겠어서 애꿎은 손만 만지작댔지
179 ◆CpaqY3DBByY 2019/11/10 12:29:30 ID : i2ts5Qmla4F 0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발견했으니, 다행이라며 자기 합리화를 하며 말이야.
180 이름없음 2019/11/16 16:06:20 ID : zQty5bA4441 0
보고있어
181 이름없음 2019/12/03 05:20:02 ID : Co2HAY3A0oK 0
보고있어 :)
182 이름없음 2019/12/03 08:25:09 ID : AnVdO63WlyK 0
보고있어 스레주가 유준이고 고양이가 라온인거지?
183 이름없음 2019/12/03 12:24:00 ID : i7cMrz9io7y 0
ㅂㄱㅇㅇ
184 이름없음 2019/12/21 08:43:07 ID : Cqjg1vdu8nX 0
나 아직 기다린다 스레주ㅠ
185 이름없음 2020/01/03 23:19:42 ID : 8p9ip89Ai7c 0
이 글이 점점 기억속에서 흐려지는군..
186 이름없음 2020/01/03 23:28:18 ID : 8p9ip89Ai7c 0
>>19 >>117 혹시 엄마는 새엄마..?
187 이름없음 2020/01/09 01:49:11 ID : 8p9ip89Ai7c 0
몇달을 기다렷는데 아직 결말이 안났네
188 이름없음 2020/01/16 17:36:31 ID : 1Durgo0sqlw 0
스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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