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1/16 19:14:41 ID : 9fU3TPcoK4Y 0
너는 넓은 바다를 유유히 유영하는 연어
2 이름없음 2020/01/16 19:16:41 ID : 9fU3TPcoK4Y 0
너는 틀림없이 연어일 것이다
3 이름없음 2020/01/16 19:20:23 ID : 1vhcHxxu5Pe 0
연어 맛있어
4 이름없음 2020/01/16 19:23:06 ID : 9fU3TPcoK4Y 0
맛있긴 하지
5 이름없음 2020/01/16 19:25:13 ID : 9fU3TPcoK4Y 0
고운 비늘과 부드러운 지느러미
6 이름없음 2020/01/16 19:25:22 ID : 9fU3TPcoK4Y 0
너는 연어인 것이다
7 이름없음 2020/01/16 19:25:42 ID : 9fU3TPcoK4Y 0
잠시 고민했다
8 이름없음 2020/01/16 19:25:54 ID : 9fU3TPcoK4Y 0
너가 연어면 나는 누구인가
9 이름없음 2020/01/16 19:26:32 ID : 9fU3TPcoK4Y 0
나는 바다가 되고 싶었다
10 이름없음 2020/01/16 19:27:03 ID : 9fU3TPcoK4Y 0
넓은 마음을 가졌으며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그런 바다
11 이름없음 2020/01/16 19:29:57 ID : 9fU3TPcoK4Y 0
그런 바다가 되어 너를 온몸으로 품고 싶었다
12 이름없음 2020/01/16 19:31:52 ID : 9fU3TPcoK4Y 0
하지만 나는 바다가 되기에는 너무 속이 좁았다
13 이름없음 2020/01/16 19:32:58 ID : 9fU3TPcoK4Y 0
그렇게 허탈한 마음을 안고서 눈을 돌린 곳은 강이었다
14 이름없음 2020/01/16 19:34:13 ID : 9fU3TPcoK4Y 0
나는 바다가 되지 못한다면 바다보다 작은 강이 되고 싶었다
15 이름없음 2020/01/16 19:35:10 ID : 9fU3TPcoK4Y 0
하지만 나는 너가 떠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자신이 없었다
16 이름없음 2020/01/16 19:35:47 ID : 9fU3TPcoK4Y 0
너가 다시 돌아올 것은 알지만 내 가슴은 머리를 따라 주지 않았다
17 이름없음 2020/01/16 19:36:46 ID : 9fU3TPcoK4Y 0
너를 한시라도 못 보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
18 이름없음 2020/01/16 19:50:18 ID : 9fU3TPcoK4Y 0
그렇기에 나는 강이 되는 것 역시 포기했다
19 이름없음 2020/01/16 19:54:14 ID : 9fU3TPcoK4Y 0
모든 것이 불가능하다 여겼던 내가 생각한 최후의 보루는 강가를 어슬렁 거리던 한 마리 늑대가 되는 것이었다
20 이름없음 2020/01/16 21:05:33 ID : 9fU3TPcoK4Y 0
처음엔 간단했다
21 이름없음 2020/01/16 21:05:54 ID : 9fU3TPcoK4Y 0
그냥 너의 뒤를 조용히 쫒기만 하면 됐으니까
22 이름없음 2020/01/16 21:06:43 ID : 9fU3TPcoK4Y 0
그저 멀리서 너만 바라보기만 해도 행복했었다
23 이름없음 2020/01/16 21:08:14 ID : 9fU3TPcoK4Y 0
하지만 행복도 잠시, 나는 점점 더 너에게 바라는 것이 많아졌다
24 이름없음 2020/01/16 21:08:39 ID : 9fU3TPcoK4Y 0
바라보는 것 만으로는 도저히 갈증이 가시지 않았다
25 이름없음 2020/01/16 21:09:19 ID : 9fU3TPcoK4Y 0
오히려 바닷물을 마시듯 입술이 점점 갈라지고 목이 탔다
26 이름없음 2020/01/16 21:10:20 ID : 9fU3TPcoK4Y 0
밤마다, 그리고 꿈 속에서 까지도 너를 갈망했다
27 이름없음 2020/01/16 21:11:30 ID : 9fU3TPcoK4Y 0
뼈에 사무치도록 갈망했다
28 이름없음 2020/01/16 21:21:36 ID : 9fU3TPcoK4Y 0
발정기
29 이름없음 2020/01/16 21:21:47 ID : 9fU3TPcoK4Y 0
이성을 잃을 뻔 했다
30 이름없음 2020/01/16 21:21:59 ID : 9fU3TPcoK4Y 0
너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
31 이름없음 2020/01/16 21:23:44 ID : 9fU3TPcoK4Y 0
목이 갈라질 듯한 갈증에 지쳐있을 때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다
32 이름없음 2020/01/16 21:24:34 ID : 9fU3TPcoK4Y 0
번식기
33 이름없음 2020/01/16 21:24:52 ID : 9fU3TPcoK4Y 0
네 주변에 수컷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34 이름없음 2020/01/16 21:25:42 ID : 9fU3TPcoK4Y 0
너에겐 백마탄 왕자님으로 보였을지 모르겠지만, 내 눈에는 흑심 가득한 망나니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35 이름없음 2020/01/16 21:26:04 ID : 9fU3TPcoK4Y 0
막고싶었다
36 이름없음 2020/01/16 21:26:43 ID : 9fU3TPcoK4Y 0
하지만 너와 나는 살고있는 환경이 달랐다
37 이름없음 2020/01/16 21:26:53 ID : 9fU3TPcoK4Y 0
나는 수영을 할 줄 몰랐다
38 이름없음 2020/01/16 21:32:54 ID : 9fU3TPcoK4Y 0
환상인지 현실인지 모를 곳에서 밤마다 들려오는 교성
39 이름없음 2020/01/16 21:33:11 ID : 9fU3TPcoK4Y 0
먹은 것을 모두 게워낼 정도로 역겨웠다
40 이름없음 2020/01/16 21:33:43 ID : 9fU3TPcoK4Y 0
해가 몇 번을 뜨고 달이 몇 번을 졌을까
41 이름없음 2020/01/16 21:33:51 ID : 9fU3TPcoK4Y 0
산란기
42 이름없음 2020/01/16 21:34:07 ID : 9fU3TPcoK4Y 0
이제 더 이상 너가 그 아름답던 연어로 보이지 않았다
43 이름없음 2020/01/16 21:34:21 ID : 9fU3TPcoK4Y 0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추했다
44 이름없음 2020/01/16 21:34:52 ID : 9fU3TPcoK4Y 0
이제 너를 물고기로써 좋아하는 것이 아닌 고기로써 좋아지기 시작했다
45 이름없음 2020/01/16 21:35:03 ID : 9fU3TPcoK4Y 0
군침이 돌았다
46 이름없음 2020/01/16 21:35:10 ID : 9fU3TPcoK4Y 0
아무래도 좋았다
47 이름없음 2020/01/16 21:35:33 ID : 9fU3TPcoK4Y 0
나는 너를 뭍으로 건져냈고 기도했다
48 이름없음 2020/01/16 21:39:23 ID : 9fU3TPcoK4Y 0
그리고 너를 먹기 시작했다
49 이름없음 2020/01/16 21:39:29 ID : 9fU3TPcoK4Y 0
게걸스럽게
50 이름없음 2020/01/16 21:41:49 ID : 9fU3TPcoK4Y 0
너의 몸 속에 코를 쳐박고 미친듯이 씹고 삼켰다
51 이름없음 2020/01/16 21:42:01 ID : 9fU3TPcoK4Y 0
추했다
52 이름없음 2020/01/16 21:55:21 ID : 9fU3TPcoK4Y 0
널 사랑했어
53 이름없음 2020/01/16 21:56:48 ID : 9fU3TPcoK4Y 0
그런데 이제는 뼈만 남은 너보다 저 멀리 보이는 토실토실한 흰 토끼를 더 사랑해
54 이름없음 2020/01/16 21:57:27 ID : 9fU3TPcoK4Y 0
솔직히 말하면 너가 너무 미워
55 이름없음 2020/01/16 22:03:31 ID : 9fU3TPcoK4Y 0
잘 모르겠어
56 이름없음 2020/01/16 22:04:02 ID : 9fU3TPcoK4Y 0
역시 너는 연어야
57 이름없음 2020/01/16 22:04:20 ID : 9fU3TPcoK4Y 0
바닷물을 헤치며 유유히 강으로 회귀하는 연어
58 이름없음 2020/01/17 05:14:33 ID : 5cNtiqktzdU 0
헤엄도 칠 줄 모르면서 맘대로 환상을 가졌다가 혼자서 실망하고 추해지네 물에 따라 들어갔다가 질식해버렸으면 좋겠다 어차피 연어로 사는 기분도 영원히 모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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