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
1 ◆k1bdDvDxU1z 2024/08/19 20:30:14 ID : HxxAZijg1yF 13
『성녀의 약조에 따라 일곱째 날에 세계가 완성될지어다. 그 세계에서 신이 이르건대, 인간은 답을 찾아야 할지니. 세계는 규칙을 지키고, 우리는 일곱째 날을 기다리리라.』
202 2막 2024/08/27 23:13:21 ID : HxxAZijg1yF 0
신이 다수결로 설명을 요구하였다. 레밀, 신의 새로운 하인이 입을 열었다. "용사님께서는 괴물을 토벌하고자 하셨습니다. 성검으로 직접 베어버리는 것이 플랜 A. 실패를 대비한 플랜 B도 당연히 마련되었습니다." "세상에는 성녀가 여럿 존재합니다. 그중 신과 연결된 한 명이 창세의 성녀가 됩니다. '이번 창세의 성녀'가 역할을 다 못하고 운명할 경우 '다음 창세의 성녀'가 생겨나 의무를 이어받습니다."
203 2막 2024/08/27 23:17:16 ID : HxxAZijg1yF 0
"용사님은 이 사실을 숨기셨습니다. 용사님을 끝까지 불신하였다면 들켰겠지만, 용사님은 신뢰를 산 모양입니다. 괴물을 지켜야 한다는 강한 소망에, 자신의 안위는 뒷전으로 미뤄버렸을지도요." "플랜 B의 조건이 있었습니다. 신께서 중립적인 입장을 표명하시는 것입니다. 중립을 표하시는 신께선, 새로운 성녀의 말도 경청해주시겠죠. 그러하므로 신이시여, 당신께 말을 건네겠습니다." 레밀은 말하다말고 입가에 손을 가져다댄다. 이는 불안을 해소하려는 그녀 나름의 방식으로 생각되었다. 그녀의 나이는 열댓 살 즈음으로 보였으며, 황옥을 닮은 순박한 눈동자가 특히나 인상적이다. 그녀가 당신의 하인을 자칭하고 있었다.
204 2막 2024/08/27 23:23:53 ID : HxxAZijg1yF 0
"신이여, 이전의 인연은 끝났습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죽은 이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제가 당신의 새로운 관찰자이니, 제 말과 시선에 동참하여, 세상을 꿈꿔주십시오." 그녀의 청량한 목소리가 도달한다. 창세의 성녀와 신이 합동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드물다. 레밀의 얼굴에 잔웃음이 걸렸다. 얼굴을 붉히며, 레밀은 공상벽을 발동했다. "어떤 인간을 좋아하십니까? 저희는 만들 수 있습니다." "모험도 좋아하시나요? 저는 우정과 희망을 좋아한답니다!" "화려한 축제에 함께합시다. 적막한 모닥불을 쬐어봅시다." "신을 경배하며 살았기에 저는 신과의 시간이 너무도 기대됩니다." 레밀은 천진난만한 미래상을 신의 앞에서 즐거이 제시했다. >호의적인 반응을 한다 >적대적인 반응을 한다 >침묵한다 >기타
205 이름없음 2024/08/28 00:06:07 ID : 0q45cMkmleG 0
어 모험 이야기 끌리는데
206 이름없음 2024/08/28 12:47:00 ID : moMmE9xRu8m 0
신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잘 모르겠어 다이스로 정해도 되나? Dice(1,3) value : 3
207 2막 2024/08/28 16:31:23 ID : HxxAZijg1yF 0
그 어떤 회신도 없었다. 레밀은 이에 굴하지 않았다. 입을 가리곤 키득대어 웃었다. 호의 섞인 장난기가 느껴졌다. "새로운 창세의 성녀가 낮선 모양새군요.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레밀은 야외로 나왔다. 사방 팔방, 식물조차 없는 광야였다. 올곧은 지평선이 온전히 보였다. 시야를 가릴 방해물이 없었다. 그녀가 막 나온, 폐허를 닮은 건물 하나가 유일한 인공물. 레밀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 첨탑의 꼭대기에 기대 앉았다.
208 2막 2024/08/28 16:33:49 ID : HxxAZijg1yF 0
"신과 조금 더 친해지고 싶습니다. 낯을 가리시는 걸까요? 제게 말조차 않으시니." "못된 마음조차 동해버리고 맙니다. 이 냉정한 신을 당황시키고 싶어라." "신이여, 이 첨탑의 아래, 저 메마른 대지가 보이실까요?" 레밀이 기립했다. 경사진 벽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았다. 손가락은 아래를 향했다. "제가 이곳에서 뛰어내리거든, 상처를 입을 것임이 분명합니다. 그것을 막으려면... 저 밑에 무엇을 설치해야 좋을지요." 단어 몇 개를 떠올릴 찰나. 딱 그만큼의 시간을 기다리고 레밀은 발을 공중에 내딛었다. 다행히도 레밀이 추락할 지점엔, 단순히 땅만이 있지는 않았다. 땅 위에는 >에어매트 >수영장 >그물망
209 이름없음 2024/08/28 19:40:09 ID : g5bxDxQq2Nw 0
수영장
210 2막 2024/08/28 20:21:39 ID : HxxAZijg1yF 0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그곳에 레밀은 뛰어들었다. 물빛 왕관이 크게 흩뿌려져 주위를 적셨다. 작은 강우. 그리고 레밀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흠뻑 젖어, 수녀복의 머리 덮개는 벗겨진 채였다. 시원함을 만끽하려는지 레밀은 잠시간 유영하고 있었다. 수영장의 테두리를 잡곤, 그 대리석 타일에, 주황색으로 상기된 볼을 가져다 댄다. 볼살이 눌려 입꼬리를 올린다. 묘한 안도감이 그 위에 떠올라 있다. "말이 없으셔서 의심했습니다. 신 없이 저 홀로 떠들고 있는 줄로요!" "그래도 이걸로 확인했습니다. 신께선 제 옆에 존재하여 저를 지켜주셨군요."
211 2막 2024/08/28 20:25:33 ID : HxxAZijg1yF 0
레밀은 눈을 게슴츠레 떴다. 그러더니 소곤거렸다. 두 손을 모아 귓속말을 불어넣듯이.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신의 은총에 감사하므로, 저도 신의 행복을 바라겠습니다." 선선한 동풍이 흘러내려왔다. 레밀의 앞머리에선 여전히 물이 똑똑 떨어졌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모두 잊으시기를. 이젠 즐거운 미래만을 상상합시다." "신은 이야기꾼이요, 저는 신의 필경사. 신을 경배하는 탓으로 저는 천하의 만국을 빚어냅니다. 무엇을 소망하십니까? 욕망하시지요. 제가 모두 이루어드리겠습니다." 그녀의 수녀복은, 물을 머금은 지금 밤의 장막보다도 더 짙어졌다. 창세의 성녀는 신을 부채질했다. 바로 근접해야만 겨우 들을 수 있을 자그마한 밀어密語. 그 소곤댐이 신의 귀에 들어왔다.
212 2막 2024/08/28 20:26:18 ID : HxxAZijg1yF 0
"신께서 사랑할 만한 세계를, 혼신을 다해 창작하겠습니다. 취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사랑스러운 그 세계를 협동해 만들어냅시다." 선호하는 장르는 >검과 마법의 세계 >아카데미물 >동화 >SF >기타
213 이름없음 2024/08/28 22:59:59 ID : 1jAi4Hxu8oY 0
궁금한 게 많아. 스레를 보다보면 의문이 풀리려나. 검과 마법의 세계
214 2막 2024/08/28 23:33:44 ID : HxxAZijg1yF 0
"검과 마법의 환상 세계를 신께서는 흡족해하시니" "그 기쁨을 충당케 할 수 있어 저는 영광스럽습니다." 레밀은 오른손을 쥐어 한 줌 물을 손에 넣었다. 손을 쥐어 닫고 펴며 첨벙거렸다. 물이 형체를 바꾸어갔다. "판타지는 흥미로운 장르입니다. 개인의 힘이 극도로 커지니까요. 한 개인이 세계를 파멸시키고, 한 개인이 세계를 구해나갑니다. 그 강대한 규모에 걸맞는 강대한 감정의 요동침. 신이 제시할 세상의 매력에 저는 벌써부터 설레옵니다." 레밀은 감언을 내뱉었다. 그리고 별 것 아니란 듯이, 극복할 장애물을 말했다.
215 2막 2024/08/28 23:36:58 ID : HxxAZijg1yF 0
"아, 그러나 신이시여, 아주아주 사소한 문제가 있습니다. 저희가 애정하여 세상을 만들더라도, 그 세계는 채 하루도 가지 못합니다." "창세의 능력에는 한도가 있습니다. 매일 세계의 1/7밖에 만들지 못하지요. 최초의 성녀도, 괴물을 애호하던 전대의 성녀도, 저도 공통된 제약을 지녔습니다. 그리고 우연하게도, 매일 세계의 1/7을 먹어치우는 괴물이 있습니다. 괴물이 존재하는 한 저희의 행복한 창작은 영원히 지연됩니다." "그러나 아주아주 사소한 문제입니다. 저희가 현실 개변의 능력을 써, 그 괴물을 없애버리면 되니까요. 제 말에 신께서 답해주시면 금방입니다. 죽어버리라고. 그 문제만 해결하고 어서 창세를 시작해볼까요."
216 2막 2024/08/28 23:41:04 ID : HxxAZijg1yF 0
세계를 멸하는 괴물. 이는 기시감 있는 존재다. 청량한 물에 몸을 담근, 물빛 눈동자의 성녀. 레밀은 달콤한 미언美言을 쌓아올렸다. "무거운 과거는 버립시다. 세계를 쇠락시킨 괴물에, 정당한 처벌을 안겨줍시다. 저희가 쌓아올릴 무수한 미래를 위하여, 옛정은 정리합시다. 성녀의 간청을, 신은 어쩔 수 없이 들어주시는 겁니다." >호의적인 반응을 한다 >적대적인 반응을 한다 >침묵한다 >기타
217 이름없음 2024/08/28 23:44:28 ID : mtxQnAZa2la 0
침묵한다
218 2막 2024/08/28 23:55:19 ID : HxxAZijg1yF 0
신은 다시금 침묵하였다. 레밀의 안면에 어두운 기색이 스쳤다. 이는 불안감이었다. "신이여, 흡족하지 않으십니까? 설마하니 아직 받아들이지 못하시는 건지요. 전대의 성녀는 이미 죽었습니다." 감정이 절제된 차가운 목소리로, 레밀은 발음을 꼭꼭 눌러 담았다. "이제는 제가 당신의 명령을 받아 움직일 주인공입니다. 전대의 성녀와 함께, 창세의 힘을 써보셨겠지요? 당신의 창작에 따라 세계가 뒤바뀌고, 인물이 생겨나던 그 기억이 있으시겠죠. 지금부터는 제가 당신의 눈이요 손발입니다."
219 2막 2024/08/28 23:59:52 ID : HxxAZijg1yF 0
"전대의 성녀는 신께 무참한 무례를 저질렀습니다. 매일 세계의 1/7을 짓고는, 그것을 괴물의 먹이로 삼았죠. 신이여, 도둑질당하신 겁니다. 그 힘은 본래, 당신이 이 세계를 창조하기 위해 주어진 신성이었으니!" 레밀의 두 눈이 허공을 맹렬히 응시했다. 말투에선 평정이 빠져나가, 강한 격동이 밀려들어왔다. "이제는 저와 함께, 그 능력을 본래대로 쓰시면 됩니다. 저는 그 괴물 애호가와 달리, 신의 충실한 하인이 되렵니다! 바로 이것을 위해, 용사는 전대의 성녀를 죽여 그 능력을 제게 계승시켰습니다. 이것이 바로 지금까지의 사태의 전모입니다."
220 2막 2024/08/29 00:06:22 ID : HxxAZijg1yF 0
문장들의 다발을 쏟아냈던 레밀이, 꿀꺽 침을 삼켰다.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도 했으나, 레밀은 소리를 숨겼다. 두 눈이 뜨여있었고, 두 눈은 어째선지 처량해보였다. "신은 그 전에 한번 중립을 택하셨을 겁니다. 괴물과 세계 사이에서. 이제는 해방되셨으니, 온전히 신님을 위하여 사시면 그만입니다. 세계를 좀먹는 괴물을 내쫓고, 낭만적인 생활을 이어갑시다. 신은 무엇을 원하십니까? 이제 신은 자유로우십니다!" 새로운 창세의 성녀가 신의 말씀을 간청하였다. 신에겐 의견이 존재했다. 그 견해를 검토할 시간이 다행히도 존재할 예정이었다. >괴물을 죽이고 세계를 재건하는 것이 옳다. >지금까지처럼 균형을 이루면 안 되겠는가? >이런 세계라면 그대로 멸망하는 것이 좋겠다. >기타
221 이름없음 2024/08/29 00:09:40 ID : hfglA7wJWi5 0
ㅂㅍ 망이의 엄마였던 전대 성녀 이름도 알고 싶다 너무 정들었어....ㅜ
222 이름없음 2024/08/29 00:45:26 ID : 8mK3WlCi3u6 0
발판! 나는... 전대 성녀님의 의지를 따라 2번이 좋다고 생각해 근데 진짜 전대 성녀님 이름은 뭘까
223 이름없음 2024/08/29 12:04:29 ID : moMmE9xRu8m 0
지금까지처럼 균형을 이루면 안 되겠는가?
224 2막 2024/08/29 12:38:15 ID : HxxAZijg1yF 0
"다정하시군요. 신의 부탁이기에 너무도 따르고 싶습니다. 그러나 첨언을 해야만 하겠습니다. 부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신의 다정함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레밀의 성대로부터 깊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입술을 마주모았다. 물빛 눈동자가 이따금 방황하였다. "전대의 과업이지요. 창세와 멸망의 균형을 맞추어 세계를 지속시켰습니다. 그 균형을 분쇄하려는 작전의 일환으로, 전대의 성녀는 목숨을 빼앗겼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것을 이어간다면, 그 죽음은 의미를 상실합니다. 혹여 전대의 성녀를 아껴 내린 결정이라면, 재고해보심이 어떨지."
225 2막 2024/08/29 12:45:35 ID : HxxAZijg1yF 0
레밀은 눈을 질끈 감아 속절없던 시선을 숨겼다. 그것은 하나의 결단이었다. "저는 신의 종이 될 터이니, 신의 바람이라면 그 균형의 수호자가 되겠습니다. 그러나 저를 뺀 나머지 이들은, 그 균형을 실로 혐오합니다. 성녀를 죽이고 괴물만을 살려 세계를 멸하려는 이교. 괴물을 감싸도는 성녀를 죽이려는, 용사와 세상의 민중들." "고행을 명하신다면 하겠으나, 저는 아직 성년에도 이르지 못한 여린 몸. 세상 모두가 저를 적대해 저를 죽이려 들 터인데, 제가 버틸 수 있겠습니까? 저를 어떻게든 지키겠다고, 신이 약조하신다 하더라도 불안이 가실지 모르겠습니다."
226 2막 2024/08/29 12:54:27 ID : HxxAZijg1yF 0
"이번에 그 아이가 목숨을 부지한 것은 전대의 기지 덕분. 저는 자신이 없습니다. 다음번에는 성검에 베이는 최후를 맞이할지도요. 이 화창하게 좋은 날, 그 아이를 안락사시키는 것이 오히려 그 다정의 해답은 아닐까요?" 차가운 물에 빠진 채 레밀은 덜덜 떨었다. 추워서만이 아니라, 격정에 사로잡혀서. "그 아이를 위해 세계를 버리시는 것도, 어쩌면 다정의 해답이겠군요. 그것만은 저지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마음이지만요."
227 2막 2024/08/29 21:24:28 ID : HxxAZijg1yF 0
날이 어두워져 갔다. 선택의 시간이 다가왔다. 신은 자유로웠기에 자신이 믿는 바를 견지하면 그만이었다. 새로운 성녀를 앞에 두고, 신은 세계와 성녀의 처우를 결정지었다. >괴물을 죽이고 세계를 재건하는 것이 옳다. >지금까지의 균형을 레밀이 이어받아 유지하자. >이런 세계라면 그대로 멸망하는 것이 좋겠다. >기타
228 이름없음 2024/08/29 22:18:52 ID : DvxBbvbeNBA 0
내가 도와줄 테니 유지하자.
229 이름없음 2024/08/29 22:39:19 ID : bwnCpcMo0mr 0
같은 의견이야 내가 지켜줄테니까 레밀이 균형을 유지해줬으면 좋겠어
230 이름없음 2024/08/29 22:40:06 ID : mtxQnAZa2la 0
그래 도와줄게 그러니까 균형 유지하자
231 2막 2024/08/29 23:06:49 ID : HxxAZijg1yF 0
약속이 성사되었다. 약속이 성사됨으로 말미암아 책임과 의무가 정해졌다. 레밀은 다소 멍한 표정이 되었다. 그러다 일어섰다. 물가로 몸을 질질 끌어 나왔다. "신은 제멋대로시군요. 함께 멋진 세상을 창작하자고 열심히 감언이설을 내뱉었습니다. 그러나 신의 변덕이 더 심하셨으니, 저는 끌려갈 수밖에 없겠네요." 물을 뚝뚝 떨어트리며 레밀은 빙긋 웃었다. 쾌활해졌다. "뭐, 스릴은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위험을 감수해보죠. 제가 죽거든, 그때는 꼭 슬퍼해주세요?" 레밀은 허세를 떨었다. 과장된 언동으로 공포를 지우려는 것이리라.
232 2막 2024/08/29 23:10:23 ID : HxxAZijg1yF 0
"...그럼 동기화하겠습니다." 레밀이 선언했다. "신과 일심동체가 된 지금, 신과의 일체화가 가능해졌습니다. 지금부터는 저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 세계를 경험하시게 됩니다. 신께 만족스러운 1인칭을 드릴 수 있을지, 이 또한 걱정이네요! 헤헤, 저는 원체 걱정이 많습니다!" 레밀은 눈을 감아 눈동자를 숨겼다. 손으로 성호를 그리고, 그리고, 거듭 그렸다. 이에 맞추어 세상의 상이 스러져갔다. 경치가 암전되었다. 이 암전은, 레밀이 눈을 뜸에 맞추어
233 막간 2024/08/29 23:12:29 ID : HxxAZijg1yF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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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 4일차/7일차 2024/08/29 23:19:01 ID : HxxAZijg1yF 0
차갑고 어둡다. 아니, 차갑고 어두웠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통각도 시각도 서서히 사그라들고 있으니까. 나의 발은 땅을 딛지 못해 떠다닌다. 눈물을 훔치지 않는다. 눈꺼풀이 무거워져 눈을 비비려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내 머리가 있어야 할 자리는 비어있었다. 잘린 머리의 환상통이 심하여, 나는 오래 의식을 버리고 있었다. 망이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죽음을 두려워하며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홀로 이 정체 모를 곳을 유영하고만 있다.
235 4일차/7일차 2024/08/29 23:20:06 ID : HxxAZijg1yF 0
어딘가에서 흘러온 정처없는 하얀 빛. 그 빛이 왠지 정겹다. 불분명한 음성이 들렸다. >말을 건다 >정체를 묻는다 >기타
236 이름없음 2024/08/29 23:52:28 ID : nCoZg4Y8qmI 0
말을 건다
237 4일차/7일차 2024/08/30 00:06:16 ID : HxxAZijg1yF 0
나는 존재하지 않는 귀로부터 음성을 들었다. 신의 목소리를 닮았다. 환상통일 것인가, 환청일 것인가, 아니면 어쩌면. 의식이 소실되어감을 느꼈다. 영혼이 삭제되는 감각을 느꼈다. 방금 전의 정체모를 소음. 그 희미함에 매달려 정신을 붙들어맸다. 기약 없는 희망을 느꼈던 까닭이다. 설마하니 신이 찾아오셨는가. 비합리적인 정념이었다. 그럼에도 신경을 집중했다. >이름을 부른다. 그녀의 이름은 >망이는 안전하다고 전해준다 >이곳이 어디인지를 묻는다 >기타
238 이름없음 2024/08/30 00:18:40 ID : wHyNAnSNAmG 0
이름도 불러주고싶고 안부도 전해주고싶다 망이는 안전해, .
239 이름없음 2024/08/30 00:18:48 ID : mtxQnAZa2la 0
파르잔
240 4일차/7일차 2024/08/30 12:55:56 ID : HxxAZijg1yF 0
파르잔. 인류 최초의 대제국에서 현자를 이름하던 방식이었다. 기능에 맞추어 도구의 이름을 붙이듯이, 나 역시 기능에 맞는 이름을 받았다. 현자로서 살도록 정해져, 평생을 금서고에 갇혀 동서고금의 지식을 관리할 운명이었다. 그 운명은 예의치 않게 깨졌다. 망이의 등장과 함께. 망이의 무사함을 신께서는 전해주셨다. 신께서 망이를 보위해줄 것이란 사실에 강한 안도감을 느꼈다. 최후의 망집이 해소된 까닭일까, 의식이 점점 희미해져갔다.
241 4일차/7일차 2024/08/30 12:58:57 ID : HxxAZijg1yF 0
목이 잘려 볼품없어진, 처참한 몰골이다. 이런 행색을 신께 보임은 무례함이니, 이대로 퇴장하는 것이 옳을지도 모른다. 감사합니다. 신이시여. 망이를 맡아주셔서. 이것으로 모두 순리대로 흘러가는 것이겠지요? >너를 삭제해야 한다는 안내를 들었다 >작별 인사를 하고자 왔다 >너를 구하고 싶다 >기타
242 이름없음 2024/08/30 15:24:12 ID : moMmE9xRu8m 0
너를 구하고 싶다
243 4일차/7일차 2024/08/30 16:52:31 ID : HxxAZijg1yF 0
신께서는 희망겨운 말씀을 해주셨다. 구원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되살아난다면 결코 이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리라. 신과의 연결이 아주 미약하게 남아있었다. 이 얇은 외길로 신께선 방문해주신 것이겠지. 창세의 능력도 현실 개변의 능력도 약간이라면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있는 이곳은, 세상이 아니요 현실도 아니었다. 창세도 현실 개변도, 이곳에선 진공 속의 불꽃이었다.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내 영혼이 모조리 무너지거든, 이 공간 역시 따라 붕괴할 테다. 내게는 나를 구할 방안이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
244 4일차/7일차 2024/08/30 16:53:19 ID : HxxAZijg1yF 0
죽어 세계에 내쫓긴 시점에서 미래는 완전히 잘려나갔다. 미래가 사라진 시점에서 현실에 복귀할 길은 없었다. >그렇다면 과거로는 돌아갈 수 있어? >이곳에 새로운 현실을 지어낼 순 없을까? >기타
245 이름없음 2024/08/30 16:54:41 ID : mtxQnAZa2la 0
>이곳에 새로운 현실을 지어낼 순 없을까?
246 4일차/7일차 2024/08/30 17:01:23 ID : HxxAZijg1yF 0
신은 창세를 명하셨다. 가능할까? 나는 그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실제로 행해보아야만 가능한지를 알 것이었다. 이 어두컴컴한 공중은 일종의 비눗방울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내 존재로나마 형태를 유지하나, 내가 부스러지는 그 순간 펑 터져버릴 것이다. 비눗방울의 안에서, 비눗물로 성을 짓는다 한들, 그것에 큰 의미가 남을까? 의미가 남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인간은 그저 행하며, 행해보고, 말미암아 그 결과를 마주할 자격을 얻을 뿐이다.
247 4일차/7일차 2024/08/30 17:07:04 ID : HxxAZijg1yF 0
신이여, 이곳은 지금까지의 현실과는 완전히 격리된 공간입니다. 이곳에서의 분투는 그저 찻잔 속의 폭풍으로 그칠지도 모릅니다. 저희의 노력한 결과물이 현세現世에 옮겨지지 않는 한은 제 영혼이 해체됨과 동시에 소멸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이 저를 도우려 하시니, 소인은 혼신을 다하여 그것을 헛되지 않게 하겠습니다.
248 4일차/7일차 2024/08/30 17:08:37 ID : HxxAZijg1yF 0
앞에는 물질 없는 허무가 가득 들어차있었다. 존재하는 것이 없어 혼란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창세의 능력은 매일 현세現世의 1/7만큼을 겨우 채울 수가 있었다. 그러나 이 비눗방울만한 작고 허약한 세계라면, 단번에 한가득 포화시킬 수 있을지도 몰랐다. 신께서 나를 대리하시기를, 태초에 존재하는 것이 있었다. >빛과 어둠 >하늘과 땅 >불과 물 >기타
249 이름없음 2024/08/30 17:16:31 ID : nCoZg4Y8qmI 0
빛과 어둠
250 4일차/7일차 2024/08/30 17:25:17 ID : HxxAZijg1yF 0
신의 창세 신화는 빛과 어둠으로부터 시작하였다. 태초에 빛이 존재하여 광자로 이루어졌고, 그 정지질량은 0이었다. 빛은 직진하였고, 매질에 따라 굴절하고 반사되었다. 빛은 속도가 빨랐으니, 음속의 천 배에 천 배를 곱한 것과 같더라. 그러므로 빛은 등장과 동시에 세계의 범주를 모조리 밝혀내었다. 이와 반대로 어둠이 존재하여, 그 성질은 빛과 대조되었다. 어둠은 빛처럼 나아가는 대신 서로를 끌어당겨 한 곳으로 뭉쳤다. 세계가 광채로 빛나는 반면, 그 한중간의 한복판에는 어둠이 가득 뭉쳐, 점이 하나 생겨났다.
251 4일차/7일차 2024/08/30 17:29:06 ID : HxxAZijg1yF 0
보아하니 이것은 무생물의 이야기여서, 드라마가 부족하다고 생각되었다. 생물을 투입함으로써 결국에는 인간을 빚어내고 싶단 소망이 들었다. 생명이 딛고 올려다보며 삶을 꾸려나갈 자연물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빛은 하늘이 되고 어둠은 땅이 되었다 >빛과 어둠으로부터 두 개의 적대적인 세계가 생겨났다 >빛과 어둠에 인격이 생겨 서로를 사랑하며 혼합되었다 >기타
252 이름없음 2024/08/30 18:16:16 ID : mtxQnAZa2la 0
빛과 어둠에 인격이 생겨 서로를 사랑하며 혼합되었다
253 4일차/7일차 2024/08/30 19:02:10 ID : HxxAZijg1yF 0
우리가 창세한 세계는 이원론적인 대립과 갈등에서 비롯하지 않았다. 서로 다른 것들의 화합과 용서로 근거하여 세계는 물질을 도입했다. 빛과 어둠의 조성비에 따라 불, 물, 흙과 같은 원소가 태어났다. 이들이 섞여 지상과 하늘을 빚고, 지상과 하늘은 생명을 발생시켰다. 처음으로 발생한 생명들을 나는 굽어보았다. 날짐승과 들짐승이 나를 발견하더니, 멀리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나는 자신을 인식하였다. 나는 용사에게 목을 베여 머리를 잃은 피칠갑의 거인이었다. 머지않아 인간을 빚어야 할 텐데, 이리 혐오스러운 몰골일 수는 없다. 그러므로 나는 나의 얼굴과 머리카락을 지어냈다. 그들에게 정다운 조물주가 될 수 있길 바라면서. 나의 외형
254 이름없음 2024/08/30 19:04:04 ID : U1u4FcpVdV8 0
주황 단발머리, 녹색 눈. 따뜻하고 부드러운 색감과 인상
255 4일차/7일차 2024/08/30 19:28:22 ID : HxxAZijg1yF 0
하늘의 달을 거울 삼아 머리를 빗었다. 파르무레한 밤의 대양에 나의 새로운 얼굴을 비추었다. 일출의 색과 같은 주홍 단발이 수면에 너르게 반사되었다. 나무의 강직함이며, 용암의 열중함이며, 온갖 것의 온갖 좋은 것을 나는 채집하였다. 그것으로 나의 모습을 본떠 인간을 빚으니 생각보다 마음이 넉넉해졌다. 시한부의 비눗방울 속에서 역사는 시간에 쫓겨 진행되었다. 인간은 순식간에 수를 불려 세를 키웠다. 부족과 족장의 시대를 거쳐, 그들은 정착하며 문명을 꽃피웠다. 세계의 키워드나 장르 >마법 >학교 >동화 >과학 >기타
256 이름없음 2024/08/30 19:36:53 ID : 1jAi4Hxu8oY 0
마법
257 이름없음 2024/08/30 19:52:16 ID : hfglA7wJWi5 0
학교
258 4일차/7일차 2024/08/30 20:11:46 ID : HxxAZijg1yF 0
잦은 전쟁과 분열의 결과, 대륙의 중앙에 거대한 학교가 세워졌다. 학교는 세속의 권력으로부터 자치권을 획득하였고, 이에 야심 있는 청년들을 끌어들였다. 이문명과의 교류, 사상가들의 토론, 그리고 새로운 마법 연구의 발표로 배움의 터는 원체 요란스러웠다. 누구든 입학 시험을 통과한 자라면, 종족에 관계없이 학교의 정문을 드나들 수 있었다. 정문에는 검사와 마법사의 동상이 있었고, 이들은 밤이 되면 되살아나 움직였다. 학교의 두 창립자는 평화의 시대를 관람하며 이 세계가 오래 번성하기를 바랐다.
259 4일차/7일차 2024/08/30 20:13:03 ID : HxxAZijg1yF 0
그리고 끝일 것인가 나는 심장을 움켜쥐었다. 이 작은 모형 정원을 감싼 구형의 벽에서, 부스스 가루가 떨어져 내렸다. 호흡이 불안정해졌다. 리듬을 상실했다. 폐가 색색거리며 어지러이 들떴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이 작은 공간에서 창세를 해보았자, 내 영혼의 소실과 함께 종료된다. 이 모형정원을 현세現世에 옮기지 못하는 이상 이 공상 놀이는 허물어질 운명이었다. 나는 내가 만든 세계에 책임을 져야 했다. 망이를 만들어놓고도 끝까지 지키지 못했듯이, 나는 창조물을 버리는 죄악을 다시금 저질러버릴 모양이었다.
260 4일차/7일차 2024/08/30 20:18:11 ID : HxxAZijg1yF 0
신이여, 세계를 지어올렸습니다. 이 세계가 그대로 수송된다면, 저도 현실로 돌아갈 여지가 있겠지요. 저는 세계의 구조를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신은 한 차원 높게 계시니, 이 세계의 전체적인 구성이 조망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죽기 전까지 존재했던 현실. 그 안에 이 세계를 옮길 만한 공간이 남아있을까요? 있을까요. 저는 서술하고 가득 채워, 현실을 줄글로 쌓아올렸습니다. 아무런 문장도 없어 사용할 수 있을, 세계의 빈터가 존재할지요. >있을지도 몰라 >좀 더 자세히 설명해줘 >기타
261 이름없음 2024/08/30 22:55:45 ID : U3O9s6Zbjus 0
어떻게 될까?
262 이름없음 2024/08/31 09:16:47 ID : moMmE9xRu8m 0
좀 더 자세히 설명해줘
263 4일차/7일차 2024/08/31 12:33:43 ID : HxxAZijg1yF 0
지금부터 세계를 비틀고자 합니다. 신의 조언을 따라 창세를 마쳤으니, 이 창조물을 어떻게든 살려내겠습니다. 이 붕괴 직전의 모형에 아교처럼 필연성을 부어 견고하게 만들 계획입니다. 그 기술적인 상세는 뒤로 미루겠습니다. 건물을 짓기 위해 토지를 매입하듯이, 저희에게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이 모형정원을 옮길 현실의 공백이 존재해야 합니다. 오직 현재의 시점만을 사는 저희와 달리 신께서는 숫자의 형태로 과거의 총체를 일시에 시각하신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가 살았던 현실 역시 신께는 수치와 문자의 나열로 보이실 것입니다.
264 4일차/7일차 2024/08/31 12:38:07 ID : HxxAZijg1yF 0
조건은 이러합니다. 객관성을 위해 "숫자"로 된 좌표를 찾아주셔야겠습니다. 그중에 가능한 한 "제일 앞서" 존재하면서 "저의 주관과 서술이 배제된 빈터"가 과연 있었을까요? 완벽한 공허일 필요는 없습니다. 몇 개의 얼룩, "몇 개의 점들". 그 정도는 괜찮습니다. 그 안에 저의 "문장이 없는" 것만으로도,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265 이름없음 2024/08/31 12:41:00 ID : HxxAZijg1yF 0
금서고의 현자로 살며 상위 세계에 대한 가설을 접해왔습니다. 그 탐구가 틀렸다면 이 계략은 무의미하겠지요. 현실의 빈터라는 것이, 한 식자의 공상이었을지도 모르고요. 그러나 신이시여, 외람히 기대를 품겠습니다. >찾은 것 같아 >방법에 대해 더 설명해줘 >기타
266 이름없음 2024/08/31 22:20:16 ID : jcraqZcsmHv 0
발판
267 이름없음 2024/08/31 22:26:11 ID : yY5TXxO4K7z 0
최대한 구체적으로 들어보자 방법에 대해 더 설명해줘
268 4일차/7일차 2024/08/31 23:15:56 ID : HxxAZijg1yF 0
이는 금서고에서, 이교의 교부와 공의회의 회의록으로부터 얻어낸 지식이었습니다. 때문에 지금까지의 설명이 너무 비유에 기댄 것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설명의 방식을 바꾸겠습니다. 기적의 절차를 차근차근 이르겠습니다.
269 4일차/7일차 2024/08/31 23:19:36 ID : HxxAZijg1yF 0
지금 저희는 자그마한 모형정원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현실로 옮기는 것이 당장의 목표입니다. 이 모형정원에 속한 저 역시 되살아날 방도가 생기겠지요. 그러나 현실에 존재하기 위해선 "개연성"이 필요합니다. 개연성의 요건을 둘로 소개하겠습니다. 하나. 전승과 조리에 비추어 합당해야 합니다. 둘. "복선"이 있을수록 그 개연성은 강화됩니다. 전자는 잊으셔도 됩니다. 명색이 성녀. 제가 조건을 충족하겠습니다. 그러니 후자만 더해진다면 기적을 발동할 수 있습니다.
270 4일차/7일차 2024/08/31 23:23:35 ID : HxxAZijg1yF 0
지금까지의 이야기에 "복선을 첨가할" 작정입니다. 기적을 발동할 만큼의 복선을 충분히 마련한다면, 저희의 승리입니다. 그렇다면 복선을 어디에 더해야 할까요? 이미 문장이 존재하는 곳이라면 안 됩니다. "새로운 문장을 적어넣을 수 있을" 빈 곳이라야 바람직합니다. 나아가 창작물의 복선이란 본래 이르면 이를수록 그 세기가 강해집니다. 책 첫 페이지의 복선은 무조건 회수되어야 하는 법이지 않습니까. "이야기의 최초"에 가까울수록 기적의 가능성이 증대됩니다.
271 4일차/7일차 2024/08/31 23:26:23 ID : HxxAZijg1yF 0
압니다. 어려운 조건일 줄은. 그러나 상위Meta 존재의 시선이라면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문장이 들어있지 않은 이 이야기의 시작" 만일 그것이 존재한다면, 그 "숫자의 좌표"를 제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알 것 같다 >함께 고민해보자 >>? >기타
272 이름없음 2024/09/01 00:03:26 ID : fSLgi79g0qZ 0
1레스 말하는건가?
273 이름없음 2024/09/01 09:43:53 ID : 1jAi4Hxu8oY 0
1레스 맞는 것 같아
274 이름없음 2024/09/01 09:44:43 ID : mtxQnAZa2la 0
알 것 같다
275 4일차/7일차 2024/09/01 13:40:25 ID : HxxAZijg1yF 0
신께서 보물찾기에 성공하셨다. 이 모형정원을 끼워넣을 현실의 빈틈이 생겼다. 이제는 성녀인 내가 알맞은 기도를 올리면 되었다. 최초의 성녀는 일곱 날을 사용하여 세계를 만든 전승을 남겼다. 전승에는 구속력이 있다. 그것은 규칙이며 약속이 된다. 이에 편승하여 이 모형정원에 개연성을 부여하리라.
276 4일차/7일차 2024/09/01 13:45:06 ID : HxxAZijg1yF 0
세계를 일깨워 오랜 규칙을 상기시켰다. 성녀는 일곱째 날에 세계를 완성시킨다고. 나는 성녀인가? 그러하였다. 완성된 세계가 있는가? 그렇다. 이곳에 있다. 종교의 맥락에 따라 일곱째 날 생겨날 완성된 세계. 그리고 이 모형정원을 그 완성품의 이데아로 상정하였다. 이 관념의 세계가 일곱째 날에 현실세계로 덮어씌워질 것이다.
277 4일차/7일차 2024/09/01 13:53:06 ID : HxxAZijg1yF 0
전승은 준비되었다. 성녀가 준비한 주형에, 신의 말씀을 담는 것으로 경건함은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신이여, 불씨를 당기기까지 두 단계만이 남았습니다. 경구를 마련한 후 이를 신이 제시한 좌표에 던져넣겠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 모형정원이 저의 현실로 옮겨져, 망이와 함께 살아갈 실제의 세상이 될 터입니다. 창조주로서 말씀하실 수 있겠으니, 생명에게 하사할 말씀이 있으십니까? 모든 생명이 당신의 말씀을 기억할 것입니다. >번영하고 사랑하라 >너희만의 답을 찾아내거라 >세계를 만든 이들을 기억해주렴 >없다. 신은 침묵한다 >기타
278 이름없음 2024/09/01 13:58:36 ID : moMmE9xRu8m 0
너희만의 답을 찾아내거라
279 4일차/7일차 2024/09/01 14:07:57 ID : HxxAZijg1yF 0
알겠습니다. 신이시여, 그 말씀이 인구에 널리 회자될 것이며, 오래도록 역사에 남을 것입니다. 신은 질문하는 자이며 생명은 답하는 존재라던 그 말씀이, 기시감 있어 저는 즐겁습니다. 그 말씀을 넣어 경구를 완성짓겠습니다. 이 경구에 따라 일곱째 날에 세상이 완성되어야 한다는 "당위"가 생겨납니다. 세계는 이를 만족시켜야 하며, 그것을 가능케 할 모든 방법을 어떻게든 갈구하게 됩니다. 그러나 성녀가 만든 완성된 세계는 이 모형정원, 오직 이것 하나뿐. 그렇기에 이 모형정원이 현실세계에 간택되어 현실로 이동하게 될 것입니다.
280 4일차/7일차 2024/09/01 14:10:13 ID : HxxAZijg1yF 0
조물주는 세계의 일부일까요? 그러하기를 바랍니다. 다만 그리운 이를 다시 만나기를 바랄 뿐. 잠언을 완성짓겠습니다.
281 4일차/7일차 2024/09/01 14:13:23 ID : HxxAZijg1yF 0
『성녀의 약조에 따라 일곱째 날에 세계가 완성될지어다. 그 세계에서 신이 이르건대, 인간은 답을 찾아야 할지니. 세계는 규칙을 지키고, 우리는 일곱째 날을 기다리리라.』 이것을 던져넣을 터이니, 신이여, 찾아내셨던 그 좌표를, 이 도착지로 하시옵소서. >>?
282 이름없음 2024/09/01 15:31:46 ID : 4Mkk007hBBw 0
283 4일차/7일차 2024/09/01 16:05:07 ID : HxxAZijg1yF 0
나는 신의 도움을 받아 미약한 잠언들을 아득히 쏘아보냈다. 내가 존재한 적도 없던, 아주 오랜 고대의 시간으로. 모형정원이 갈라질 듯이 진동하였다. 이 계획이 성공할까? 불가능한 계획이었을까? 불안에 떨며 시간이 지나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그 성패를 가리기에 앞서, 먼저 끝난 것이 존재하였다.
284 4일차/7일차 2024/09/01 16:06:02 ID : HxxAZijg1yF 0
신을 이곳까지 데려와주었던, 나와 신 사이의 미약한 연결. 방금 전의 창세를 끝으로, 그 연결이 고갈되고 있었다. 그렇다. 창세의 능력은 창세를 위해 존재하는 것. 목표를 달성했으니 더는 남아있을 이유가 없었다. 신과의 일체가, 연결이 끊긴다. 1인칭으로 보여드렸던 세계와, 그 모험의 이야기가 끝난다. 이 도전의 결론을 보여드리지 못한 채 때이른 작별이다.
285 4일차/7일차 2024/09/01 16:08:51 ID : HxxAZijg1yF 0
지금은 4일째. 7일째의 예언이 이루어지려면 사흘이 더 남았다. 사흘이 지난 뒤에야 성과를 확인할 수가 있다. 그러니 신이시여, 그동안은 작별입니다. 성공한다면 재회일 테고, 실패한다면 마지막이겠지요. 다음에는 평화로운 세계에서 뵐 수 있기를. 신과의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작별 인사를 한다 >건투를 빈다 >기타
286 이름없음 2024/09/01 21:57:49 ID : 2tzdWp803Dw 0
발판
287 이름없음 2024/09/01 22:48:27 ID : 1jAi4Hxu8oY 0
건투를 빈다
288 4일차/7일차 2024/09/01 23:24:51 ID : HxxAZijg1yF 0
신은 내게 건투를 빌어주셨다. 그 도움을 받아 많은 장애물을 건넜다. 소중한 것을 지켜받았다. 소중한 기억을 간직하여 앞으로의 인생의 버팀목으로 삼을 것이다. 마음이 심란해졌다. 이 모형정원에서 새로이 얻은 녹색 눈. 눈물이 베어나왔고, 눈꺼풀은 기능하였다. 시야가 격정에 흐릿해지며 저 역시 당신께 건투를
289 막간 2024/09/01 23:25:35 ID : HxxAZijg1yF 0
▒▒▒신의 책임이 달성되었습니다▒▒▒ ▒▒▒성녀와의 연결을 종료합니다▒▒▒ ▒▒▒당신의 헌신에 감사드립니다▒▒▒
290 막간 2024/09/01 23:29:46 ID : HxxAZijg1yF 0
신은 성녀를 구출해냈다.   죽음으로부터 되살아난 이는 존재한 바 없었다. 신은 쇠락한 세상을 재건했다.   1/7이라는 제약. 그러나 비눗방울 같은 모형정원에서, 그 제한을 회피하였다. 신은 폭력적인 딜레마를 해결했다.   용사는 밀어붙이고 레밀은 꾀어내었다. 그러나 신은 공존을 선택했다. 신은 아이와 세계, 양쪽을 구원했다.   포기하지 않으면 그곳에 길이 있다. 신은 좁은 문으로 들어갔다.
291 막간 2024/09/01 23:31:52 ID : HxxAZijg1yF 0
창세의 성녀는, 세계가 멸망했을 때 등장하는 특이적인 존재. 창세의 의무를 마침과 동시에 신과의 연결은 소멸한다. 신은 모든 것에 도전하여서, 결국엔 모든 것을 이루어냈다. 그러므로 신은 이제 등장할 수가 없다. 이제 신께서 누리실 유희란, 여러 클라이맥스가 휩쓸고 지나갔던 이 평화로운 세계의 후일담을 즐기는 것.
292 7일차/7일차 2024/09/01 23:32:53 ID : HxxAZijg1yF 0
▒▒▒▒▒▒▒▒▒▒▒▒ ▒▒▒▒▒▒▒▒▒▒▒▒ ▒▒▒▒▒▒▒▒▒▒▒▒ ▒▒▒▒▒▒▒▒▒▒▒▒ ▒▒▒▒▒▒▒▒▒▒▒▒
293 후일담 2024/09/01 23:37:43 ID : HxxAZijg1yF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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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 후일담 2024/09/01 23:39:56 ID : HxxAZijg1yF 0
이곳은 검과 마법의, 그리고 마법과 학교의 세계. 당신께는 낯선 동시에 안면식이 있을 공간입니다. 태어나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295 이름없음 2024/09/02 09:37:34 ID : 1jAi4Hxu8oY 0
태어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그대로 이야기가 끝나는 걸까? 태어나자. 이 이야기의 끝이 궁금해.
296 이름없음 2024/09/02 10:25:01 ID : 1jvA589y0nv 0
297 후일담 2024/09/02 16:20:19 ID : HxxAZijg1yF 0
당신은 인간의 육신을 입고 활동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문명이 번영하고 있어 꿈을 품기에 좋은 시대입니다. 학교는 세 개 대륙의 교차점에서 자신의 고유한 영토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젊음이 새로우니 학교를 즐기기에 좋은 나이. 학교는 야망 있는 청년을 환대하며, 당신에게는 우연찮게도 야망이 있습니다. >검 >마법 >모험 >종교 >기타
298 이름없음 2024/09/02 16:59:48 ID : 5dPcq7BunCi 0
모험!
299 후일담 2024/09/02 17:21:52 ID : HxxAZijg1yF 0
그러나 이 학교는 당신을 붙들기엔 너무도 작습니다. 당신의 마음은 저 멀리 가있어서, 그것을 따라잡으려면 발을 바삐 움직여야 하지요. 여정을 채찍질하는 매서운 방랑벽. 그러나 모험의 도중 만나는 경관은 실로 다정한 종류의 것입니다. 대륙을 건너가고자, 학교의 부지를 가교 삼아 횡단합니다. 왠지 이곳은 축제. 노래와 꽃잎이 퍼져나가고 행인의 환호가 커져갑니다. 점포에서 건네받았습니다. 허브 넣은 벌꿀주를 홀짝이며 모험을 기획합니다. 애정으로 열난 이 심장을, 이국의 풍랑에 담금질합시다. >모처럼 축제를 구경한다 >황금의 도시를 찾는다 >폐교회와 금서고로 향한다 >술집에서 정보를 수집한다 >기타
300 이름없음 2024/09/02 18:56:44 ID : u3vjuqY2oGo 0
모처럼인데 축제를 즐기다가 해질녘쯤 슬쩍 술집에 들러서 정보를 얻자!
301 후일담 2024/09/02 19:24:16 ID : HxxAZijg1yF 0
통나무를 깎아만든 의자에 앉아, 벌꿀주를 추가로 주문합니다. 인파를 바라봅니다. 학생과 관광객이 지나가며, 몇몇은 초면인 당신에게 인사합니다. 맥동하는 북소리와 방랑자의 피리 소리가 그들을 개방적으로 만든 것이겠지요. 훈제 연기에 휩싸인 거대한 마차가 지나갑니다. 레몬처럼 잘린 구운 고기에서 짙은 기름이 뚝뚝 떨어집니다. 보물찾기 대회에 참여한 일군의 학생들이 질주합니다. 손안의 쪽지만을 믿고 젊은이들이 달려나갑니다. 땅에 두 발을 딛고 앉아, 그러나 알딸딸해집니다. 벌꿀주란, 의외로 단 맛 없는 독주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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