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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기억나진 않는데,(기억하고 싶지도 않지만) 아주 무서웠던 감각만 선연히 남아있다. 이 밤중에 거실에 나와 물을 들고 멍하니 앉아있다.
입안이 텁텁하고 목이 마르다. 자꾸만 초조해져서 물을 자꾸 들이켰다. 두통이 스멀스멀 머리를 깨뜨리고 있다. 어지럽다.
바보같아... 너무 한결같이 다 바보같아. 하지만 오늘도 두려움에 떨며 벌떡 일어나 손에 잡히는 대로 아무거나 신앙의 물건을 잡아채 쥐고 벌벌 떨면서 살려달라고 웅얼거려....
우주는 거대한 에너지고 이 모든 것들은 우연이라는 이름의 과학이 일치해서 충돌한 에너지가 발산하는 신호일 뿐이라고....
여름이고 겨울이고 봄이고 가을이고 나는 한결같이 추워서 떨었다. 이미 녹아내린 결빙의 흔적이 아직도 나를 가두고 있었다.
도저히 안정이 안 돼 누구라도 부탁이야 제발 날 좀 살려줘...아니 죽여줘 이렇게 살아갈 자신이 없어... 날 좀 살려줘...
레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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