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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7 20:35:05 ID : 5aq3U6qrvA3
어디서 부터 널 기억해야 할까...아마 맨 처음이 낫겠지...? 그날은 겨울이었어. 방학이었고, 이제 곧 고딩이 되는 난 부모님 몰래 내 방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지. 그때 네가 보였어. 장미가 떠오르는 빨간 목도리를 한 너는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올려다 보고 있었지. 처음엔 네가 멍청해 보였는데.... 눈을 한번 잡아보겠다고 손을 뻗다가 핸드폰을 확인하고는 헐레벌떡 아파트로 뛰어들어가는 네가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초등학생들 보다 순진해 보였어. 손에 비닐봉지를 들고 뛰어가는 널 보면서 어느새 나도 피식 웃고있었지. 그날은 하루종일 네가 생각나 나도 모르게 피식피식 웃었어. 엄마, 아빠가 웬일로 웃냐고 놀랄 정도였지. 그러다 일주일 후 널 다시 보았어. 이번엔 아파트 정원 벤치에 앉아있는 널 봤지. 너는 무언가를 열심히 그리고 있었어. 열중한 네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너를 관찰하는데에 빠져들었어. 결국 널 매일 바라보는게 나의 일상이 되었고, 넌 내 지루한 일상 속에서 유일하게 빛났어. 난 매일매일을 널 바라보며 지냈고, 넌 매일매일 나에게 새롭게 다가왔지. 나는 눈이 내린 날 눈사람을 만들던 너와, 눈이 녹던날 네가 만든 눈사람이 녹는걸 아쉬워하던 너, 눈이 완전히 녹고 나무에 풀잎이 올라오기 시작할 때 여유롭게 산책하며 풀꽃을 보던 너와 하루하루를 함께 했어. 봄이 왔을 때에는 너는 이미 나에게 흠뻑 스며들었지. 이제는 창 밖을 힐끔힐끔 보지 않아도 네가 언제쯤 집밖에 나와 거니는지, 종종 먹을걸 사러 밤에 슬리퍼를 끌며 나갔다가 놀이터의 그네를 타며 혼자 웃는 다는 것을 알 정도로 난, 너의 사소함에 익숙해져 버렸어. 생각해 보면 넌 내 또래 같은데도 내가 아는 또래의 여자애들과는 많이 달랐어.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혼자서도 잘놀았지. 너를 바라보는 건, 나의 소소한 행복이었어. 그러다, 영원할 것 같았던, 아니, 영원하기를 바랬던 방학이 끝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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