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스레드
북마크
이름없음 2018/12/21 20:32:31 ID : bvbinPa9y46
무의미한 기록장. 떠오르는 생각들, 감정들.
이름없음 2018/12/21 20:37:46 ID : s62JO2oFimN
사람을 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나는 오래도록 인간관계에 있어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대인관계가 나쁘다는 소리는 아니다. 특별히 고립되어 있지도, 혹은 타인과 갈등을 빚지도 않는다. 원만하게 지내기 위해 노력한다. 섞여들기 위해서. 그 과정 자체가, 그러기위해 나누는 대화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스트레스가 되지만.
이름없음 2018/12/21 20:40:55 ID : s62JO2oFimN
그 스트레스 때문일까, 가끔 아무 이유 없이, 혹은 정말 하찮고 별 것 아닌 이유로, 어떤 사람에게 격렬한 증오를 느낀다. 화가 난다기보단 경멸에 가까운 느낌으로, 그 사람과 함께한 모든 순간이 의미를 잃고, 분노에 휩싸이다, 이윽고 모든 감정이 거세된다.
이름없음 2018/12/21 20:42:34 ID : s62JO2oFimN
죽여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천천히 그 사람의 죽음을 그린다.
이름없음 2018/12/21 20:45:19 ID : s62JO2oFimN
대상은 가리지 않는다. 지나가는 행인, 인터넷에서 본 유명인, 카페 알바생, 지인, 오랜 친구, 형제, 부모님... 들끓던 증오가 가라앉고 나면, 모든 것은 비교적 정상으로 되돌아 온다. 퇴색된 감정은 전에 비한다면 힘을 잃지만, 어쨌든 나는 나로 남아있으니까.
이름없음 2018/12/21 20:48:39 ID : s62JO2oFimN
꿈 속에서도 수없이 죽음을 연상한다. 스스로에게 담담해지기 훨씬 전부터, 나는 그런 꿈들을 꿔왔다. 주변 사람들이 죽는 꿈, 죽이는 꿈, 혹은 그들이 나를 죽이는 꿈. 막연하게 '죽었다'는 생각만이 드는 꿈일 때도 있지만, 이유부터 과정, 그리고 사후 대처까지 세밀하게 진행되는 꿈도 있다. 놀랍게도, 나는 그런 꿈들은 절대 잊지 못한다.
이름없음 2018/12/21 20:52:21 ID : s62JO2oFimN
어렸을 때야 그런 꿈 하나하나에 충격을 받고 꿈의 대상에게 죄책감을 느끼곤 했지만, 이제는 별 감흥이 들진 않는다. 그저 스트레스가 심했구나, 생각하고 말 뿐. 누구나 힘들땐 충동적여지고 폭력적여지지 않는가? 나는 그 감정들이 내면에서 이루어지는 것 뿐이기에, 문제될 것은 없다. 실제로 사람들을 죽여버린 것도 아니고. 그럴 수 있다면 좋겠지만, 나는 담이 작다.
이름없음 2018/12/21 20:55:06 ID : s62JO2oFimN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거나, 혹은 죄인으로 낙인 찍힌 채 살고 싶은 마음은 없다. 나는 실수가 많은 사람이고, 세상은 점점 더 치밀해져 간다. 도시 어느곳에도 카메라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이 없고, 있다해도 내가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에 이르러서도 모든 눈을 피해 범죄를 일으키고 다니는 분들께 경의를.
이름없음 2018/12/21 20:58:24 ID : s62JO2oFimN
사람들에게 휩싸일 때, 나는 종종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죽여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사람들로부터 비롯된 소리 하나하나가 신경을 거스른다. 많은 이들이 눈치 채지 못하지만, 나는 약간의 강박이 있다. 나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을 극도로 꺼린다. 통제할 수 없는, 살아있는 사람들... 싫은 일이지.
이름없음 2018/12/21 21:01:31 ID : s62JO2oFimN
어머니는 옛적부터 내가 외과의가 되기를 바라셨다. 나는 언제나 수술의 실패를, 그리고 그 결과가 내게 줄 영향을 두려워 했기에 그 길을 걷지 않았지만. 가끔씩은 내가 그 길을 걸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름없음 2018/12/21 21:03:58 ID : s62JO2oFimN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기는 어려운 법이다. 간혹 나는 저 사람의 가장 깊은 곳을 보고싶다는 생각을 한다. 살갗을 헤치고, 뼈를 부러트리고, 그를 이루는 모든 것을 엉망으로 헤쳐서, 가장 깊숙한 곳에 숨어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관찰하고 싶다.
이름없음 2018/12/21 21:05:11 ID : s62JO2oFimN
그렇게 한다 해도 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는 없을 테지. 그 사실이 사람을 싫게 만든다. 알 수 없다는 사실은, 그것이 더이상 의미가 없다는 소리가 아닌가?
이름없음 2018/12/21 21:08:01 ID : s62JO2oFimN
모든 이들이 그저 육체가 되거나, 혹은 내가 한줌 재가 되거나.
이름없음 2018/12/21 21:09:53 ID : s62JO2oFimN
차라리 큰 병에 걸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죽을 병이라도 걸린다면 앞뒤 가리지 않고 시도 해볼텐데. 그럴 때를 위해 운동을 좀 해둬야 하나, 하는 생각도 한다. 나는 체력도 힘도 좋은 편은 아니다.
이름없음 2018/12/21 21:10:54 ID : s62JO2oFimN
대한민국이 총기 허용 국가라면 좋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지금 이곳엔 내가 없거나, 아니면 몇몇이 없었을 텐데.
이름없음 2018/12/21 21:13:53 ID : eJWqpbxA2Hv
간신히 붙어있을 정도로 목을 가르고, 양 손등에는 식기를 박아놓은 채로, 식탁에 앉혀두고 싶은 사람이 있다. 그 식탁 위에는 그 사람이 좋아하던 음식들을 잔뜩 요리 해두고, 잘려나간 목의 단면 위에도 가니쉬를 얹어 플레이팅 하고싶다.
이름없음 2018/12/21 21:17:50 ID : CnWlva2k4K0
그저 자고있는 것처럼 상처 없이 침대 위에 눕혀두고 싶은 사람도 있다. 머리는 그의 개 집에 넣어두고, 몸은 벽에 박제하여, 마치 벽에 기대어 책을 읽는 것처럼 전시하고 싶은 사람도 있다. 그건 참 유쾌한 생각인 것 같다. 자세는 그럴싸 하지만, 결국 글 한 자 못읽을 테니까. 그도 그럴게 그의 눈동자는 자신의 반려견과 마주하고 있을게 아닌가?
이름없음 2018/12/21 21:20:48 ID : 2FcmoIMlzRv
대부분은 그 사람이 가장 평화로워 보였던 순간으로 박제 해주고 싶다. 나는 사람이 싫지만, 개인에게 특별한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기에. 내가 그들을 죽인다면, 나는 최선을 다해 그들을 존중할 것이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멈춰선 이들을 떠올려 본다. 그것이 진정 천국 아닐까?

레스 작성
295레스🌊전진 일지🌊: 존나많은일이있었다new 5450 Hit
일기 이름 : 파도 2분 전
769레스심해 10new 8436 Hit
일기 이름 : ◆hwHCpbxA42K 5분 전
423레스넌 사람들 속에서 그걸 잊어버린 거야new 3274 Hit
일기 이름 : 이름없음 10분 전
490레스매우 혼자 되기new 4073 Hit
일기 이름 : 이름없음 12분 전
205레스꽁꽁 얼어붙은 아스팔트 도시 위로new 4159 Hit
일기 이름 : 산호 23분 전
22레스일기장입니다new 275 Hit
일기 이름 : 이름없음 35분 전
169레스어떤 사랑은 우주를 가로지르기도 하는걸요new 1969 Hit
일기 이름 : ◆SIIK4Y060rg 35분 전
72레스We can't be friendsnew 1826 Hit
일기 이름 : 이름없음 42분 전
564레스이세계에선 공작인 내가 현실에선 무일푼?!new 7657 Hit
일기 이름 : 이름없음 47분 전
935레스🥝new 5989 Hit
일기 이름 : 키위새 1시간 전
89레스Где мир?new 1918 Hit
일기 이름 : 千羽 1시간 전
180레스하루를 삼키다new 1454 Hit
일기 이름 : 레몬사와 1시간 전
286레스🍰딸기 쇼트케이크🍰new 3362 Hit
일기 이름 : ikmyeongchan 1시간 전
329레스눈 내린 동백꽃을 일 년 내내 보고 싶어new 4223 Hit
일기 이름 : 이름없음 1시간 전
287레스궤적new 4265 Hit
일기 이름 : P 1시간 전
84레스난입xnew 1009 Hit
일기 이름 : 이름없음 1시간 전
488레스파릇파릇한 새내기일까?🐣new 3953 Hit
일기 이름 : ☁️ 1시간 전
431레스힐러는 귀엽기만 하면 돼new 3480 Hit
일기 이름 : 이름없음 1시간 전
555레스온통 무채색인 너의 계절에new 4643 Hit
일기 이름 : 2시간 전
510레스너의 갈비를 잘라다가 며칠은 고아먹었다new 8065 Hit
일기 이름 : ◆kq59fRCkrgq 2시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