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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5 02:04:43 ID : tbeHyMlCmNy
주제에 거짓인 우울로만 덮여져있는 내가 진정으로 따뜻해졌으면 해
2019/08/15 02:08:23 ID : tbeHyMlCmNy
여기에 오고 나서야 홀로서기를 배운 것 같아. 내가 내비추었던 그 모든 염원과 간절함은 거짓 나부렁이. 찐득한 눈물 몇 점과 파인 살점, 옹글하게 맺혀있던 핏방울들을 선물해준 작년의 겨울을 되감는 중이야. 감정팔이에 기대, 지워지지도 않는 소설 몇 자를 써보다 결국엔 글 속의 내가 나인지 내가 아닌지도 구분하지 못하게 된 모양인 이 아이를 사랑해 줄 수 있겠어? 온통 거짓들로만 뒤덮여 끝내는 제가 누구인지도 알아채지 못하는 이 아이를?
2019/08/15 02:14:39 ID : tbeHyMlCmNy
알아. 이 글마저도 거짓이 아니라면 그것또한 거짓이겠지. 어쩌면 누군가 나를 꺼내주길 간절하게 소원하면서도 그러지 않길 바라고 있는 것 같아. 아니라면 왜 이러겠어, 이 밤에. 미치도록 그리운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보다가 끝끝내 지새울 이 긴 밤이자 느즈막한 오후를. 진부한 이야기이지만 결말은 결국엔 행복해졌으면 하고, 더 이상의 살기는 없었음을 바래. 언제 끄트머리에 가닿을지도 모르는 이 이야기의 끝이 예쁘도록. 한 올 한 올 곧은 머리칼 풀어내리며 눈이 부시게 찬란했다고 일컬을 수 있도록. 비로소.
2019/08/15 02:19:33 ID : tbeHyMlCmNy
온전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나는 불특정 다수이자 염원의 집합체야. 어쩌면 사람들이 저 한 곳에 모아두었던 모난 감정들만을 고르게 빚어 생명력을 불어넣은 쓰레기통일지도 모르겠어. 호흡은 어디에서 태어나 어디로 흩어지는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그저 미련이 덕지덕지 붙은 땅 위를 누비며 죽어가는 누군가의 모조품이자 행복의 매개채. 모조품이람야 잘못 만들어진 것에 틀림이 없어. 이 썩어빠진 불량품을 도대체 어디에 쓰시겠다고 그래요. 땅에 발을 붙이고 뿌리를 내린지 고작 열 넷밖에 되지 않은 어린 아이를.
2019/08/15 02:23:26 ID : tbeHyMlCmNy
한때는 빛났으면 하고 바란 적이 있어. 사실을 말하자면 지금도 아니라곤 말할 수가 없게. 그럴 정도로, 가느다란 열망에 집착하며 목구멍까지 진득이 눌러삼킨 어느 날의 유기기억을 죄 뱉어내었지. 내가 진정으로 살아있다면, 움직이고, 걸어다니고, 말을 하고, 웃을 수가 있고, 울 수가 있다면. 아픔을 느낄 수가 있고, 사소한 것에 의미부여도 할 수가 있다면. 나는 정말 하나의 사람이 아닐까. 누군가의 모조품이 아닌, 헌 신짝처럼 이용가치를 다하고서는 짓이겨지고 튿어질 그런 부속품이 아닌 오로지 한 사람이 아닐까.
2019/08/15 02:29:32 ID : tbeHyMlCmNy
울어. 울어 봐. 울 수 있다며? 울고싶다며? 그럼 울어 봐. 너, 울어보라고. 자기만족을 위한 감정팔이가 아닌 울음을 흘려보고 싶었지. 웃음도 예외는 아니었어. 진정 행복했던 기억이라면 몇 있었지만 그 때를 기억할 수가 없어. 기억조차 나지 않아. 끔찍하게 찢어졌던 기억이라면 몇 십개, 몇 백개, 몇 천개는 족히 넘도록 보관하고 있는데. 저 기억 창고 어딘가에 망가진 인형처럼, 줄이 꼬여버린 꼭두각시처럼 놓아두고 있는데도 행복했던 순간의 기억이 나질 않아. 사소한 것이 행복이라면 난 더 높은 가치를 원했고, 감히 누구도 내 심장을 건드릴 수 없게 하고 싶었어. 그래, 그게 다였어. 그래서 결과는 행복해졌는지를 묻고 있다면, 대답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게 뻔해. 어차피 짜여진 각본대로 흘러가는 망상따위는 작가 본인이 믿고 싶지도 않고, 그럴 이유도 없거든.
2019/08/15 02:35:11 ID : tbeHyMlCmNy
장기 두 개 다 멀쩡해요. 건강은 장담 못 하지만. 안구도 시력은 꽤 괜찮은 편이고, 저 술담배도 안 해요. 새벽 세 시에 골목길로 나오라니, 제가 나가면 아저씨는 저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는데요? 썩어빠진 몸뚱이를 드릴테니 저와 쾌락이라도 나누실래요? 괜찮다면 평생 좆같이 굴테니 데려가주심 될텐데. 아저씨는 제가 필요하잖아요. 저는 제가 필요한 사람이 좋아요. 저를 버리시진 않을 거잖아요. 혀 깨물고 자살하지 않을거란 장담은 못 해요. 고통이 아닌 다른 어떤 것이라도 괜찮으니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 네?
2019/08/15 15:43:10 ID : tbeHyMlCmNy
바라면 진정으로 이루어진다는 말을 알아? 믿지 못하기에 적는 것이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지껄여보고 싶었지. 남들이 보기에 주제넘다 일컬는 그 사랑노래도, 그 음율도. 계집아이야, 나는 네 창자를 전부 뜯어가길 소원해. 하찮고 더딘 손동작으로 무얼 할 수 있단 말이야. 세상을 바꾸고 싶다고? 것두 아님, 날 바꾸고 싶다고? 꿈도 좆나게 커. 야, 난 네 꼭두각시가 아냐... 알아 듣겠어? 난 네 살점을 조각조각 도려내 파묻을 사람이라고. 그런 내게 어떻게 그런 부탁을 할 수가 있어? 말야, 좆같게 굴지 말아줘. 눈을 시퍼렇게 홉뜨고 백 날 천 날 이루어지지도 않는 꿈에 대해 떠들어봤자 제자리인 걸, 뭣하러 악착같이 살아가려구 해. 꼴에 갖은 발버둥을 쳐가며.
2019/08/15 15:50:40 ID : tbeHyMlCmNy
한때 누군가의 집착이자 열망이자 짜증이었던 기억을 안고 바다 저 속으로 숨어버렸지. 찰나의 순간 가슴 깊이 저몄던 바닷물은 머금고 있던 단 호흡을 내뱉게 했어. 그 때야 비로소 실감한 것 같았지. 제 눈두덩이에 말갛게 끌어오르는 것이 눈물이라고.
2019/08/15 15:55:11 ID : tbeHyMlCmNy
초록빛 말을 타는 꿈을 꿨어. 그 아이를 제외한 온 세상이 벼랑일 때에, 그 깊던 심해 속에서 나를 태워주었던. 눈을 떠 보니 창가에 들어치는 빗방울 덕에 달던 염원을 다 깨어버린. 그러곤 잠깐동안 멈추었던 것 같아. 빗방울도 짤 수가 있구나, 하고.
2019/08/15 15:59:43 ID : tbeHyMlCmNy
대화의 상대를 찾지 못하겠고, 가끔은 체념한 듯 혼잣말로 의미없는 몇 마디를 흘려보내곤 해. 흐르는 시간이 무색할만큼 나는 조금도 자라지 못했고, 여전히 나를 따라오는 그림자의 발걸음은 더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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