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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으면 봐도 되지만 보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그냥 시작할게.
사람들은 살면서 많은 감정을 느낀다. 기쁨, 슬픔, 분노, 두려움... 셀 수 없는 많은 감정들이 나의 생활 속에서 그들만의 색으로 날 물들여갔고 나도 자연스럽게 그 색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나는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괴물이다. 여러가지의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감정이 매말라버리거나 폭주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중학생때까진 난 모두가 평범하게 생각하는 여자아이였다. 감정도 그때까진 내 마음대로 컨트롤 할 수 있었다. 아이들은 나를 좋아했고, 나 역시 아이들을 좋아했다. 친구라는 것에 대한 행복을 품고 힘들어도 꾹 참고 살아갔다. 그런데 고등학교 생활을 하면서부터 나는 내 감정에게 이상함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물었다. '무슨 일이 벌어진거야?' 라고. 하지만, 말 없이 나를 궁금증에 미치게 하는 그들은 어느 날부터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나에게서 멀어져갔고, 나로 인해 부모님들의 갈등은 커져갔으며, 내 동생과 언니는 나를 최대한 달래주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도움이 되지 않아서 하루하루가 괴로웠다.
"상담을 받아보는게 어때?"
그게 옆에 있던 내 짝이 나에게 처음 던진 말이였다. 그 아이도 내가 힘들다는걸 잘 알고 있었는지 나에게 말을 해준 것이였다. 나는 그것을 듣고 그것만으로 내가 다시 정상적이게 돌아올 리가 없다 라고 말하니 그 아이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또 다시 입을 열었다.
"일단 해보고 보는거지 뭐, 네가 상담으로 인해 좋은 일이 있을거라는걸 장담할게. 아니라면 내 손목을 잘라가도 좋아."
"...그 말 진심이니?"
믿을 수 없었다. 감히 제 손목을 걸고 내기를 한다니... 무서우면서도 호기심이 생기는 제안이였지만, 나는 쉽게 수락하지 못했다. 나로 인해 저 아이의 손목이 잘려나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자마자 머리를 감싸고 두려움에 벌벌 떨었다. 내가 범죄자가 되는게 틀림없어 라는 생각만 수백번 했다. 나를 보고 있던 그 아이는 내 등을 토닥여주면서 낮은 톤의 소름 돋을 정도로 차가운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이건 그냥 재미로 하는거야, 무서워할 필요 없어. 너 때문에 지금 내가 아이들에게 시선을 받으면서 쪽팔림을 느껴야겠니?"
"...재미...?"
"그래, 재미. 그리고 내가 먼저 제안한거야, 네 잘못은 그다지 없다고."
그 말을 듣고 살짝 안심하여 머리를 감싸던 손을 내리고 고개를 들어 그 아이의 눈을 보았다. 처음으로 마주한 동급생의 눈은 마치 한겨울의 눈을 보는 듯 했다. 그 아이는 신비스러운 눈동자를 가지고 차갑고 낮은 톤의 목소리로 자신을 겨울로 표현하는 것 같았다. 마치, 나를 이끌리게 하는 마법 같았다. 언제까지 쪽팔리게 할거냐는 눈빛을 보내는 그 아이의 눈을 보며 나는 조용히 수락했다. 그 아이는 미소 지으며 칠판을 바라보곤 말했다.
"점심시간, 평일 점심시간마다 나에게 상담 받으러 와. 장소는 도서관으로 하자. 거기서 만난 후에 조용한 곳으로 옮기자고."
"...응."
(아래로 이어져)
지루한 수업을 끝마치고 드디어 점심시간이 되었다. 아이들과 섞여서 급식을 먹는 것을 꺼려하던 나는 작은 도시락을 꺼내 교실에서 혼자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급식을 먹으러 나간 그 아이는 친구들과 같이 떠들며 급식실로 향하고 있었다. 왠지 부러웠다, 내가 못하는 것을 저 아이는 하는구나 싶어서. 점심식사를 끝마친 뒤, 도시락을 정리하고 가방 안에 넣은 뒤 나는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나 도서관으로 향했다.
"은송이 아니니?"
나에게 도서부 선배가 먼저 말을 걸어주셨다. 전에 여러번 본 선배... 할 일이 없으면 항상 도서관을 들리던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셨던 선배였다. 나는 고개 숙여 인사하고 도서실에 있는 소파에 앉아 추천도서를 살펴보고 있었다. 선배는 선생님의 부름에 자리를 뜨셨고 나는 겨울 같은 그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몇분 뒤, 그 아이는 도서관으로 들어왔고 나와 눈이 마주쳤다. 여전히 눈이 내릴거 같은 예쁜 눈동자가 나를 이끌리게 만들었다. 일어나라는 신호를 받고 일어나 도서관을 나가는 그 아이의 뒤를 따라갔다. 그 아이는 복도를 쭉 걷더니, 상담실에서 멈췄다.
"...여긴 상담실이잖아. 다른 사람들도 있을거야..."
"괜찮아, 미리 빌렸어."
"점심시간마다 계속 쓰는거야?"
"뭐... 선생님도 딱히 쓰지 않는 곳이라며 허락해주신거야. 잔말 말고 가서 앉기나 해."
차가운 그 말투에 어쩔 수 없이 상담실에 들어가 대충 아무 자리나 가서 앉았다. 눈을 깜빡거리며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던 나의 앞자리에 그 아이가 앉았다.
"좋아, 그럼 첫 질문은... 그 감정을 억누를 수 없는거 말야... 그러니까... 아이들이 무서워하는거. 언제부터 시작된거야?"
첫 질문부터 어려운 질문이 들어왔다. 나는 이 정도야 대충 말해도 되겠지 라는 마음으로 고등학생때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지금 내 나이 열아홉, 그러니까 시작된 시점의 나이는 열일곱이였다. 그 아이는 흥미롭다는 듯이 답변을 듣곤 갑자기 그런거냐고 묻자, 난 당연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나도 이 상황이 언제부터 나에게 다가온건진 몰랐다. 갑작스럽게 다가와 나를 힘들게 한 것이였다. 그 아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너 말야, 화내지 않으면 그냥 감정 못 느끼는 고장난 로봇 같던데... 그렇게 밖에 못하는거야?"
잠시 생각했다. ...생각해보니 그랬다. 왜 나는 엄청 화를 내는 것이 아니면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처럼 멍하게, 무뚝뚝하게 있는걸까? 난 분명히 감정을 느낄 수 있고, 지금 저 아이의 목소리가 매우 차가워서 내 자신이 소심해졌다는 것도 느낄 수 있다. 어쩔 줄 몰라하는 내 얼굴을 본 그 아이는 침묵을 유지하다가 입을 열었다.
"만약, 네가 조금이라도 컨트롤 할 수 있는 감정이 있다면... 어떤 감정인거 같아?"
"...행...복...?"
아무 생각 없이 내뱉었다. 행복... 그래, 행복이라면야 조금은 컨트롤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지금은 잘 느끼지 못하는 감정이지만, 이전엔 그 누구와 비교해도 이상한 점이 없을 정도로 평범하게 행복을 느꼈으니까. 행복이라고 답한 나에게 그 아이는 조금 망설이더니 말했다.
"진짜 그렇다고 생각해?"
그 말을 듣고 살짝 놀랐다. 진짜 그렇다고 생각해?라니... 나는 거북이를 기다리며 발걸음을 멈춘 토끼처럼 생각하는 것을 멈췄다. 고개를 숙이고 꽉 쥐고 있던 주먹을 더 세게 쥐었다. 그 아이는 정확한 대답을 원하는 것 같았다. 고개를 차마 들 수 없었다. 나는 그 아이가 원하는 대답을 할 수 없다, 이것만은 확실하다. 그렇게 생각하며 침묵을 유지했다. 목이 아파도 고개를 들고 싶지 않았다. 눈을 질끈 감고 얼른 그 아이가 이 상담을 멈춰주길 바랬다.
"유은송, 네가 대답할 때까지 난 여기서 떠나지 않을거야. 이대로, 수업이나 땡땡이 칠까?"
그 말을 듣고 눈이 번쩍 떠졌다. 나 때문에 저 아이까지 수업을 빠뜨릴 생각을 하니까 갑자기 무서워졌다. 모든 것은 내 탓이고, 모든 것은 내가 감정을 컨트롤 못하는 잘못이고, 모든 것은 내가 이렇게 어리석은 아이인 탓이고... 천천히 고개를 들고 시선은 아래로 고정했다. 차마 그 아이의 눈을 볼 수 없어서 시선을 마주치지 못했다. 그런 나에게 그 아이는 말을 이어나갔다.
"네가 이 질문엔 답하기 어려워 보이니까, 마무리나 할게."
그 아이는 손목에 채워진 자신의 손목시계를 보더니, 잠깐의 침묵 후에 말했다.
"...너, 여기서 그냥 상담 그만둘래?"
나는 솔직히 조금 어이가 없었다. 자신이 먼저 제안한 상담이였고, 자신의 손목 때문에 시작한 상담이였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그 아이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입은 열 수 없어서 꾹 다문 채 눈빛으로만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네가 꺼낸 이야기잖아!'
그 아이는 내 눈을 바라보더니 한숨을 쉬고 말했다.
"그야, 너 이대로라면 상담 받다가 미칠거 같은데... 그냥 그만 두는게 어때? 나 역시 너를 힘들게 하고 싶진 않은데."
그 말을 듣고 살짝 놀랐다. 그런 것까지 걱정할 줄은 몰랐다. 저 아이는 그저 나라는 존재를 실험체 비슷한 걸로 생각하고 접근해 나에게 이상한 질문들을 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이득을 얻어가는 그런 어리석은 사람으로 보였다. 정말로 나에게 좋은 일을 심어줄려는 따뜻한 사람이였던건가 라고 생각했다. 그 아이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답은 천천히 줘도 된다며 나갈려고 했다. 그대로 보내기 싫었다, 여기서 확실한 대답을 하고 싶었다. 나는 그런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고 소리쳤다.
"싫어! 그만두기 싫어!"
그 아이가 그 말을 듣고 놀라서 돌아보았다. 나는 진심으로 그만두기 싫다는 눈빛을 보냈다. 이번만은 내 진심이 담긴 감정이였다. 무슨 감정이라고 부르는진 몰랐다. 아마도 이것은 점점 시간이 지날 수록 나에게 자신의 색을 보여주겠지. 저 아이는 그 색을 빛내줄 사람일 것이다. 나는 그 아이에게 내 진심이 닿길 바랬다. 이대로 상담을 멈춰버리면 또 다시 그 괴로움에 미쳐버릴거 같아서 그래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손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꼭 잡고 나아가고 싶었다.
"...좋아, 하지만 이젠 재미 같은게 아니야. 내 손목도 안 걸거야. 이제부턴 진지하게 할거니까, 네 마음대로 네 감정에 휘둘리지 마."
"...안 그래도 그럴거야, 쉽게 생각하지 마."
그 아이는 그 말만 남기고 먼저 상담실을 나갔다. 나도 일어서서 두 주먹을 꽉 쥔 채로 복도를 나아갔다. 그 아이에게 확실히 말해두고 싶다, 그 아이에게 확실히 전해두고 싶다. 내가 지금부터 얼마나 달라지고 싶은지를. 나를 쉽게 생각했던 그 아이에게 놀라움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놀라는 그 아이의 얼굴을 똑똑히 내 눈에 새기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내 자리에 앉아 그 아이를 바라보았다. ...앞으로 이 상담은 쉬운 길로 가지 않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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