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시작했다. 인간관계를 중시하지 않는 나에게 다른 사람을 들인다는 건 아주 큰 일이다. 그게 애인이면 더더욱.
뭐랄까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삶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고려해서 일정을 짜야 하는 것, 혼자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힘든 것, 치장과 보여지는 것에 덜 신경쓰게 되는 것, 더 나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 모두가 어려운 일이다.
너를 상처입히는게 두렵다. 아직 너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 여기서 내 감정이 나아가게 될까 후퇴하게 될까. 또한 내 우선순위는 언제나 나이다. 이 사실이 내 연애의 전제였다. 혼자 있어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자신이 생길 때 연애를 시작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타이밍에 맞춰 나타나준게 너였다.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아무래도 익명성이 덜하니까 나의 모든 모습을 보여주는 건 어렵다. 나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느낄 때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하지만 사람이라는게 항상 똑같지 않을 수도 있잖아? 스레딕은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편한 것 같다. 계속 다시 찾아올 수밖에 없는 공간이다.
요즘에 알게 된 나의 버릇은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것을 못한다는 거야.
가만히 있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다.
무언가를 해야만 내가 가치있는 사람으로 느껴져
그와 함께하는 시간도
의미있는 행위로 채워나가야 할 것 같다는 느낌에 휩싸여
핸드폰을 붙잡고 있는 그를 보노라면,
때때로 짜증과 허무한 감정이 올라오고 만다
얼른 나를 책임질 능력이 생겼으면 좋겠어
내 삶을 내 마음대로 통제하기 위해서
최근에 명상을 하게 되면서
상처받지 않는 영혼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삶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들 뿐이래
그러니까 그런 것들을 통제하려 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이고 관찰해야 한대
아무런 의지도 목적도 없이 그냥 존재한다는 개념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것 같아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까지 내가 배워온 사회적 통념에 따르면
그런 삶의 방식은 생각없이 사는 것과 마찬가지잖아
그렇게 살다가 내 인생 망치는 것 아닐까?
유튜브 알고리즘에 뜬 영상에서
언스쿨링이라는 개념을 알게됐어
언스쿨링이라는 건 아이가 배우고 싶은 것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하고, 그걸 가르치는 거야
나도 나중에 내 애기가 생기면 이렇게 키우고 싶다
하지만 애기가 친구들이랑 노는 걸 더 좋아하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하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구경하는 건 꽤나 재밌는 일이야
블로그 일상 글이나, 유튜브 브이로그를 보고 있노라면
다른 사람들은 사소한 일상이더라도 소중히 여기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제는 나도 그렇게 되는 법을 알아가는 중인 것 같아
한편으로 나는 그런 콘텐츠들을 제공받는 입장에서
그들에게 감사하다
나는 언제쯤 내가 가진 걸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삶은 비워가야 하는 걸까, 채워가야 하는 걸까?
이에 대해 잠시 고민을 했어.
어렸을 때는 풀소유를 지향했지만,
그 결과 결국 물질적인 것은 나를 영원히 만족시켜주지는 않는다는 걸 알았지.
물론 의식주와 관련해서는 다르겠지만..
하지만 물질 외적으로 봤을 때,
능력이라던가 취향이라던가
이런 기록같은 것 등등으로 삶을 채워나가는 건
아주 건강한 일이잖아?
고민 결과 내가 내린 결론은
의식적으로 비워나가면 남은 부분은 알아서 채워진다는 거야
내가 가만히 있는 걸 어려워한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아무것도 안하고 명상하며 누워있는 시간을 가져봤어.
그 결과 오랜만에 스레딕에 들려서 이렇게 많은 레스들을 쓰게 됐다! (???)
이전 레스들과 비교해보면 확실히
내용이 좀 더 알차지 않니?
이렇게 다양한 주제에 대해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돼서
난 너무 뿌듯해 ٩(•̤̀ᵕ•̤́๑)૭✧
여차저차 결론은
가만히 있는 시간을 늘리자
명상을 하자
멍때리자
✩‧ ₊˚ * .⋆ ·ฺ⁺˚ 5月1日 冥想日誌 ₊ * ⋆ ·ฺ. ✩* . ⋆·ฺ .
내가 무엇을 하든, 하지 않든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야.
그걸 하면서, 또는 하지 않으면서 느끼는 나의 감각, 감정, 생각들을 관찰하고
그냥 존재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명상도 잘 되는 시간이 따로 있나봐
낮에는 항상 잠들어버리고 말아서 곤란하다 (´-`).。oO(젠장 )
오늘은 정신이 산만해서 집중을 하는게 좀 힘들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