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이십 먹은 모쏠임.
내가 연애를 못해서건 안해서건 어차피 본인 인생인데 왜 남의 연애사에 집착하는지 모르겠음. 내가 뭐 자기관리도 안 하고 사람 만날 생각도 없으면서 허구헌날 외롭다 나만 솔로다 커플들 죽여라 징징징 거리면서 주변인들한테 하소연이나 하고 있으면 그건 당연히 한심하고 욕 먹어도 싸지. 근데 그런 것도 아니고 내가 연애를 하든지 말든지 남한테 피해주는 것도 아니고, 내가 모쏠이라는 사실에 자격지심 가지고 커플들 까내리려고 안달 나 있는 것도 아닌데 꼭 한소리씩 듣는 거 짜증남.
사람이 괜찮으면 괜찮은대로 넌 애가 멀쩡한데 왜 연애를 안 하냐 소리를 듣고, 사람이 안 괜찮으면 안 괜찮은대로 니가 그러니까 연애를 못하지 소리 듣고...
솔까 나 잘난 놈 아님. 걍 평범하게 사람 구실 하는 수준이라 눈에 뛰지도 않고 겉보기엔 그냥 무난무난한데 성격이 개병신이라 남들하고 대화 잘 못해서 알고 지내는 애 몇 없음. 친구도 다섯손가락 안에 꼽을 마당에 연애는 뭔 연애 ㅋ 근데 그렇다고 해서 내가 남한테 뭐 피해주고 다니지 않음. 운동이랑 공부 열심히 해가면서 살고 있고, 혼자 자격지심 느끼고 커플 소리에 풀발해서 죽창거리지도 않고 몇 안되는 친구 놈들한테 징징거리는 것도 아님. 그냥 '그래 이번 생에 연애는 글렀지 뭐, 쩝.' 이런 생각으로 내 할 일만 열심히 하면서 삶.
물론 연애라는 걸 마음 먹는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나 본인 스스로도 연애라는 것에 그닥 관심 없음... 이게 스물 먹은 모쏠아다새끼의 변명이라 생각하면 뭐 그건 할 말 없긴 하네... 근데 어쨌거나 요점은 내가 이런 부분 신경쓰느냐고 연애 얘기 나올때마다 발작 버튼 눌려서 꽁냥거리면서 잘 사귀고 있는 커플들한테 욕지거리 내뱉는 인간은 아니라는 거임. 남한테 관심 없음.
근데 왤케 모쏠한테 무조건 그 사람한테 지대한 하자가 있어서 그런 거고, 남한테 피해를 주며, 자격지심에 똘똘 뭉쳐있다는 프레임이 씌워졌는지 모르겠음. 나이 한 사십 먹고도 모쏠이면 그건 본인의 엄청난 신념이 있는 게 아닌 이상에야 하자가 있는 게 맞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도 아닌데 자격지심에 쩔어있다고 생각하는 건 뭐? 난 그냥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넌 이런 거 못하지? 풉킥풉.' 거리는 글들이 자꾸 눈에 들어옴. 모쏠이면 무조건 커플들 눈꼴시려워 하고, 죽창 들려고 하고, 이상한 연애관이 잡혔을 거라고 생각하나 봄.
솔직히 어디 이상한 커뮤니티 사상에 찌들어서 자기 객관화도 안 된 놈이 '난 연애를 안 하는 거야. 맘 먹고 꼬시면 다 꼬시지 ㅋㅋ' ㅇㅈㄹ 하는 것들은 현실에 잘 없지 않냐? 있다고 해도 이런 넘들이 솔로인 건 맞말이지만 모든 솔로가 저런 개병신인 건 아니라고... 걍 자기객관화 잘 하고 혼자 찌그러져서 살겠다는데도 존나 뭐라 함 진짜.
그리고 못해서건 안해서건 남들이 옆에서 훈수 둔다고 바뀌는 것도 어차피 없지 않음? 안 하는 놈이야 능력이 되는데도 뭔가 이유가 있어서 안 하는 거니 당근 남들이 뭐라 그런다고 갑자기 사람 사귈리도 없고, 못 하는 놈은 더하지. 옆에서 훈수두고 놀려댄다고 사람이 바껴서 도깨비 방망이에서 뚝딱, 하고 금 나오듯이 사람을 사귈수가 있냐?
안 하면 안 하는대로,못 하면 못 하는대로 남한테 피해만 안 주면 되는 거지 피해 안 주고 혼자 잘 살고 있는데 존나 지랄하는 거 도저히 이해가 안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