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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내가 이기는 그날까지
스레주가 잠들기 전에 습관적으로 아무 문장이나 쓰는 스레
난입 환영
가끔 삶은 과격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는 한다. 이 질문을 통해 우리는 소중한 것을 깨닫기도, 잃기도 한다.
그땐 그랬다. 바로 옆에서 사람이 픽픽 쓰러져 죽어나가는데도 모른 척, 제 할 일을 해야만 했다.
나는 메스를 손에 쥐고는 생일 선물을 뜯는 아이처럼 천천히, 살을 이어 주던 실을 갈랐다. 놈이 신음을 뱉으며 몸을 뒤틀었다.
똑같지 뭐. 여전히 짠 봉급에 적은 천사...유일하게 개선된 건 천사 자격증 시험 기준 정도야. 이번에 많이 낮췄지. 그런데 여전히 인간에게는 터무니없이 높은 기준이라더라.
그렇긴 한데, 그거 태어난 직후부터 셌을 때 기준이거든. 어떤 인간이 신생아 때부터 선행을 할 수 있겠냐?
어쩌지. 그건 생각 못 했어. 상부도 똑같이 생각 못 했나 봐...아니면, 사실 알면서도 일부러 이렇게...?
안 닥쳐? 성수 마시고 싶냐? 아...나도 천사 그만두고 악마로 전직할까? 아래는 요즘 어때?
또 지하로 파 내려가는 중이야. 인간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수용할 수가 없다고. 여긴 일손이 너무 넘쳐나서 문제니까, 타천해서 와도 안 받아줄 걸.
내 말이. 걔넨 귀엽기라도 했지. 근데 그쪽 신은 인간이 마음에 들었나 봐. 아마 몇백년은 더 우려먹을 것 같은데.
나도 소문밖에 모르는데. 일단 살덩이로 이루어진 유기체 따위는 아닐 거라셨어. 뭐,그분의 뜻이 있겠지.
주전자에 물을 받아 끓인 다음 찬장에서 추운 온도 때문인지 조금 굳은 과일 잼을 꺼내 찻잔에 두 숟가락을 넣고 물을 부었다.
숟가락으로 몇 번 저어준 다음 잼이 묻은 숟가락을 입에 물자 상큼한 오렌지 맛이 입 안에 퍼졌다.
아직 한 끼도 먹지 않은 뱃속이 천천히 따뜻해지는 걸 느끼며 그는 차를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마셨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분노하고 저주하는 그들의 형상을 곱씹으며 그는 블라디보스토크의 조금 이른 겨울 아침을 맞이했다.
벨트를 하나만 찰까 잠시 고민했지만 결국 평소처럼 두 개를 차고는 두툼한 코트를 주섬주섬 꺼내 입었다.
무미건조한 말와는 다르게 그의 목소리는 덜덜 떨리고 있었다. 그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호흡이 가빠졌다.
겨울에는, 심지어 눈까지 내리는 날에는 꽁꽁 언 땅을 팔 수 없었기 때문에 그는 평소처럼 땅에 묻는 대신 바다에 시체를 수장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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