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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4/06/20 21:14:59 ID : jfPfTPdu7hu
"검사 결과는 어떤가요?"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네? 설마?" "이런 말씀을 드리게 되어 유감입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남았길래 그러죠?" "500년이 고작일까요." "안돼애애!" 나는 오열했다.
이름없음 2024/07/03 20:35:24 ID : jfPfTPdu7hu
15년만의, 부모님과의 재회. 루루가 내보인 것은, 감동적인 상봉이 아닌 승부욕 넘치는 대결 신청이었다. 이거 괜찮은 거야? 생각하며 시선을 옮겼더니, 그들은 이미 검을 빼든 채였다. "그래, 그래야 우리 딸이지!" "인사는 이걸로 대신하마!" 두 명이 망설임도 없이 루루에게 덤벼들었다. 루루의 검술 사랑은, 아무래도 왕가의 유전인 모양이었다. 결투의 결과 1) 부모상봉의 기쁨에 흐지부지되었다. 2) 루루가 승리했다. 3) 루루의 부모님이 승리했다. 4) 자유 앵커
이름없음 2024/07/03 20:36:06 ID : u1iqo6mE645
3
이름없음 2024/07/03 20:48:48 ID : jfPfTPdu7hu
루루는 아직 스무 살이라 발전할 여지가 많았다. 그러니 패배했다고 하더라도 그리 억울해할 필요는 없었다. 마치 거울처럼 서로의 약점을 겨누는 치열한 공방이었다. 지구력 싸움에서 루루가 패했고, 루루는 울분을 터뜨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고아로 살아, 그녀는 검술과 내게만 의지하였다. 먼 타지에서, 그녀는 내게 의지할 수 없었고, 검술로는 막 패배하였다. 몸 기댈 곳 없는 막막함을 그녀는 느꼈을지도 몰랐다.
이름없음 2024/07/03 20:51:17 ID : jfPfTPdu7hu
"우리 딸, 대단하구나." "몇 년 뒤면 승패가 바뀔 거야." "헤어져 살았던 그 동안의 삶을, 네 검을 통해 충분히 느꼈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 감성은 이제 폐기될 종류의 것이었다. 루루의 친부와 친모가 루루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그녀는 친부모와, 그녀의 승리에 환호하며 그녀를 지지하는 혈육을 얻었다. 나아가 나라를 얻었으니 루루는 이제 군림하는 자요, 시대에 남을 검객이었다.
이름없음 2024/07/03 20:53:23 ID : jfPfTPdu7hu
합병은 평화롭게 진행되었다. 루루의 친부는 민중의 사랑을 받았기에, 칸국의 여론을 수습해줄 수 있었다. 고국의 여론은 말할 것도 없었다. 대하극과 같은 정복전을 펼치고 돌아왔으니. 심지어 폐위되어 사관학교에 보내진 선왕마저, 수련을 할 수 있다며 행복해했으니 이는 감히 행복한 결말이라 할 것이었다. 다만 나로선 곤혹스러워졌다. 고아를 주워 기르려던 목적이 무엇이었던가? 내가 데리고 다니며, 내 수족으로 부릴 아이를 위해서였는데?! 칸국의 황실을 수호하려던 제비에게 중매 사기를 당해 버렸다!
이름없음 2024/07/03 20:57:08 ID : jfPfTPdu7hu
고국의 궁궐로 돌아온 루루에게, 나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내 정체를, 내가 그녀를 키우게 된 이유를. "너는 두 나라의 왕이 되었지. 이제는 불가능해졌구나." "...놀랐습니다. 어머니가 실은 불사신이었다니." "나와 여행을 갈 수는 없겠지. 우리는 헤어져야겠구나." 나는 이별을 준비하여 말을 꺼냈다. 그러나 루루는 양손으로 내 손을 꽉 쥐었다.
이름없음 2024/07/03 20:59:50 ID : jfPfTPdu7hu
"어머니, 불사신인 어머니께 부탁이 있습니다." "이 나라를 번영시키고 싶은 왕으로서의 제안입니다." "이 나라의 수호신이 되어주지 않으시겠습니까?" 어안이 벙벙해졌다. 루루가 추가로 설명했다. "어머니께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수족을 원하신다고 하셨지요? 이 국가를 수족으로 쓰십시오!" "그 힘으로 이 나라를 지켜주시고, 이 나라와 공생해주십시오!" 타산적이면서도 어쩌면 상생할 수 있는 거래였다. 루루의 제안에 나는 고민하여 대답하였다. 1) 루루가 합병한 이 나라의 수호신이 된다. 2) 나라에 얽매이는 대신 세계를 떠돌고 싶다. 3) 자유 앵커
이름없음 2024/07/03 21:02:33 ID : u1iqo6mE645
2
이름없음 2024/07/03 21:31:19 ID : vjvu7bBfcNu
역시 2번이 좋겠지
이름없음 2024/07/03 22:48:27 ID : jfPfTPdu7hu
루루의 옷가지를 남겼다. 루루의 서적을 남겼다. 루루의 방을 남겼다. 루루와 살던 집을 청소하였다. 대나무숲을 가로지르는 길을 청소하였다. 황금빛 낱알을 수확하여 논밭을 휑하니 비웠다.
이름없음 2024/07/03 22:48:50 ID : jfPfTPdu7hu
칭찬받던 루루를 기억하였다. 수련하던 루루를 기억하였다. 응원해 달라던 루루를 기억하였다. 기대듯이 웃던 루루를 기억하였다. 남기고 치우고 기억하여, 몇 가지는 잊었다. 그들을 차곡차곡 모아 나는 루루에게 맡겼다.
이름없음 2024/07/03 22:49:24 ID : jfPfTPdu7hu
짧은 시간이었을까? 키우는 보람이 있었을까? 기억에 남을까? 기억에 남았을까? 의지할 만한 사람이었을까? 루루의 꿈에 보탬이 되었을까? 루루를 믿었을까? 실패할까 걱정했던가? 루루가 어떤 사람인지, 겨우 알아챘을까?
이름없음 2024/07/03 22:50:21 ID : jfPfTPdu7hu
루루는 왕이 되었다. 부모를 되찾았다. 꿈도 이루고 있다. 나 하나 없어진다고 해도 루루는 잊어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언젠가 돌아오거든, 반드시 환대를 해주겠지. 믿었기 때문에 뒤돌아보지 않고 떠날 수 있었다. 안녕히. 나를 잊고 기억하기를. 어머니도 무엇도 아닌 존재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응원한다는 것만을. 루루와 마지막 식사를 하고, 웃어보이며 나는 떠났다.
공지 2024/07/03 23:06:13 ID : jfPfTPdu7hu
**무계획 즉흥 스레였는데 어찌저찌 적긴 했네요. 전 장례식 부분을 좋아했습니다. **여생 460년. 여기서 무기한 휴재입니다. **복귀는 어려울 것 같아서, 진행 양도 가능한 공공재 스레로 풀겠습니다. **가져갈 분은 가져가시길. 그럼 안녕히!
이름없음 2024/07/03 23:10:10 ID : k2qY2oE2tti
잘 보고 있었는데ㅠㅠㅠㅠ..... 스레주 그동안 고마웠어!!!! 현생 화이팅 하길 바래
이름없음 2024/07/04 00:25:29 ID : fTQk05TWmJT
안돼애애!
이름없음 2024/07/04 10:11:32 ID : vjvu7bBfcNu
좋아하는 스레였는데 아쉽네. 수고했어 스레주!!
레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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